[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대한폐고혈압학회(회장 정욱진)는 26일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제11회 대한폐고혈압학회 학술대회(PH Korea 2026)'를 개최했다.
협회는 이날 국내 폐고혈압 치료 환경 개선과 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한 주요 정책 과제 및 학회 발족 후 첫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Always be happy! Breathe easily! Circulate properly!"를 슬로건으로 개최됐으며, 한국을 비롯해 미국, 독일, 호주, 일본, 대만, 중국 등 국내외 폐고혈압 전문가들이 참석해 최신 연구 성과와 치료 전략을 공유하고 질환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정욱진 회장(가천의대 심장내과)은 환영사를 통해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PH Korea 2026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폐고혈압 치료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국내 폐고혈압 환자의 치료 성적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여전히 신약 접근성과 제도적 지원 측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의료계와 정부, 환자가 함께 협력하는 체계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발표 세션에서는 국내 폐고혈압 진료 환경 개선을 위한 주요 과제가 제시됐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김기범 학술이사(서울의대)는 제11회 학술대회의 의미를 소개하며 "이번 학술대회는 글로벌 전문가들이 각국의 치료 경험과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아시아 지역 환자들에게 보다 적합한 진단 및 치료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며 "학술적 교류를 넘어 국내외 다학제 협력 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김계훈 차기회장(전남의대)은 '신속한 약제 도입 및 보험 적용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차기회장은 "해외에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된 치료제들이 국내 환자들에게도 적시에 제공될 수 있도록 허가 및 건강보험 등재 절차가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폐동맥고혈압(PAH) 치료제인 윈레브에어(Winrevair, 성분명 sotatercept)와 벨레트리(Veletri, 성분명 epoprostenol), ▲간질성폐질환 관련 폐고혈압(ILD-PH) 치료제 타이바소(Tyvaso, 성분명 treprostinil),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 치료제 아뎀파스(Adempas, 성분명 riociguat) 등의 신속한 도입 및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을 설명했다.
세 번째 발표에 나선 김대희 총무이사(울산의대)는 '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을 통한 폐고혈압 환자의 보장성 강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총무이사는 "현행 질병 분류 체계는 폐고혈압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질환 부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KCD 개정을 통해 폐고혈압 관련 질환 분류를 보다 체계화하고 명확히 함으로써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과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질환 특성에 부합하는 분류체계 정비는 국가 차원의 환자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경희 진료지침제정위원장(인천세종병원)은 학회 발족 후 첫 공식 폐고혈압 진료지침의 제정 방향과 발표 계획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폐고혈압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대규모 임상근거가 제한적이어서, 한국인 데이터가 축적되기를 기다려 권고의 근거 수준을 확보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며 "특히 현행 건강보험 급여 기준이 국제 표준과 차이가 크고 임상적 유효성이 확인된 일부 치료제가 아직 급여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해외 지침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국내 진단·치료 환경을 반영한 한국형 진료지침을 마련해 급여 기준 개선의 근거로 제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을 거쳐 첫 진료지침의 개발을 완료했고, 9월 중순까지 관련 학회 인준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10월 중순까지 국문판 정비 및 영문판 투고 ▲11월 대한심장학회 학술대회 기간 중 국문 인쇄본 배포와 함께 정식 발표 ▲내년 1월 영문판 국내외 학술지 공동 게재 일정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핵심 방향과 공표 로드맵을 공유하는 자리이며 정식 발표는 11월에 이뤄질 예정"이라며 "진료지침이 임상 표준화와 함께 급여 기준이 국제 수준에 부합하도록 개선되는 근거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표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국내 폐고혈압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지원, 신약 접근성 확대, 진료체계 개선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정욱진 회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폐고혈압 환자들이 보다 빠르게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학회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앞으로도 학회는 신약 접근성 확대, 보장성 강화, 진료 표준화 등을 통해 환자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아울러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심혈관질환과와 9년째 진행중인 'PHOENIKS' 정밀의료 장기 코호트를 바탕으로 향후 더 연장하고 심화하여 폐고혈압 극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회 설립 10주년을 맞는 내년 6월 18~19일에는 마곡 코엑스에서 제12회 대한폐고혈압학회학술대회(PH Korea 2027)와 함께 제7회 동아시아폐고혈압학회(EASOPH)학술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폐고혈압은 전 세계 인구의 약 1%에서 발생하는 중증·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국내 환자 수는 약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WHO 분류상 제1군에 해당하는 폐동맥고혈압(PAH)은 약 6000명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71.8%, 평균 생존기간은 13.1년으로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지만,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
또한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일부 혁신 치료제의 국내 도입 및 보험 급여 적용이 제한적이어서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