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멕시코의 한 여성 시장이 횡령 사실을 감추기 위해 납치 자작극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밀레니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멕시코주 테난싱고시의 낸시 나폴레스 파체코 시장(42)은 지난 5월 말 자택 앞에서 무장 괴한 3명에게 납치됐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 도로에서 발견됐다. 당시 나폴레스는 남편에게 연락해 달라고 행인에게 요청한 뒤 무사히 구조됐다.
나폴레스는 경찰 조사에서 납치범들이 자신과 가족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으며, 석방 조건으로 4000만 페소(약 35억원)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녀는 납치범들이 "돈이 없으면 시의회 예산으로 마련하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그녀는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 탈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건을 수개월간 수사한 멕시코 당국은 여러 정황에서 진술의 모순을 발견했다.
경찰에 붙잡힌 납치범들은 나폴레스의 남편과 친오빠가 자신들에게 돈을 주고 납치극을 의뢰했다고 진술했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몸값 명목으로 시 예산 4000만 페소를 집행해 기존 공금 횡령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 결과 나폴레스의 남편과 친오빠는 납치 사건 이전 약 150차례에 걸쳐 납치범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화 기록 가운데는 남편이 범행 대가로 50만 페소(약 4400만원)를 제안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나폴레스의 남편과 친오빠는 행방이 묘연한 상태로, 수사당국은 이들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다.
반면 나폴레스 시장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녀는 이번 사건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무너뜨리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하며 "그런 일은 전혀 없으며 시의 재정은 건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납치 자작극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언론인과 시민활동가들을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고발했다.
한편 그녀가 속한 모레나 당은 "일단 수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출당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