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인공지능(AI) 기계학습 기술을 활용해 외상환자의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하는 모델이 개발됐다.
외상은 사고나 손상으로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질환군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사망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중요한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외상환자는 상태가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사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초기 단계에서 정확히 가려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의료진이 빠르게 처치하고, 중환자실, 수술실, 수혈 등 필요한 의료자원을 적절히 배분할 수 있다.
하지만 외상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다. 사고 발생 상황, 손상 부위와 정도, 환자의 나이와 몸 상태, 병원 전 응급처치와 병원 도착 후 치료 과정 등이 복잡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들은 소규모 또는 단일기관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경우가 많았고, 시간이 지나거나 의료환경이 달라져도 같은 성능을 유지하는지 확인하는 검증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인공지능이 어떤 근거로 예측했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이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중환자외상외과 이재명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중환자외과 백승민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에 공개된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전체 23만 7616건 가운데 주요 결과값이 빠졌거나 일치하지 않는 사례를 제외하고, 최종 20만 7012건을 연구에 포함했다.
연구팀은 Logistic Regression, k-NN, Decision Tree, Random Forest, MLP, XGB 등 6종의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해 외상환자 조기 사망 예측 성능을 비교·검증했다. 기계학습은 컴퓨터가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패턴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환자의 위험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자료로 모델을 개발하고, 2019년부터 2020년까지의 자료로 모델 성능을 검증했다.
분석 결과 XGB 모델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 모델은 외상 사망 예측에서 AUROC 0.985, AUPRC 0.957을 기록했다. AUROC와 AUPRC는 인공지능 모델이 실제 위험 환자를 얼마나 잘 구분하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좋다는 뜻이다. Random Forest 모델도 AUROC 0.984, AUPRC 0.956으로 높은 예측 성능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기간인 2020년 데이터에서도 모델의 성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XGB 모델은 코로나19 시기에도 AUROC 0.984를 기록했다. 이는 응급의료체계가 큰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도 모델이 비교적 견고하게 작동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이 어떤 요인을 중요하게 보고 예측했는지도 함께 분석했다. 이를 위해 SHAP 기법을 활용했다. SHAP은 인공지능이 내린 판단에서 각 변수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 분석 방법이다. 분석 결과 병원 전 심정지, 손상중증도점수(ISS), 나이, 첫 수혈까지 걸린 시간 등이 사망 위험 예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확인됐다. 손상중증도점수는 환자의 손상이 얼마나 심한지를 점수로 나타낸 지표다.
이번 연구는 단일기관이 아니라 전국 단위의 대표성 있는 공공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예측 성능뿐 아니라 해석가능성, 확장성, 일반화 가능성을 함께 고려했다.
이재명 교수는 "향후 응급의료체계와 외상진료 현장에서 환자 위험도를 빠르게 선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승민 교수는 "전국 외상 등록자료를 활용해 조기 사망 위험을 체계 수준에서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향후 보정과 전향적 검증을 거쳐 응급의료체계와 외상시스템에 AI 기반 위험 선별을 통합하는 연구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Machine learning models for early mortality prediction in trauma patients using public data: a nationwide retrospective study'는 응급·외상외과 분야 국제학술지 'World Journal of Emergency Surgery'에 게재됐다. 해당 학술지는 외과와 응급의학 분야에서 상위 약 2.6%(평균 JIF 백분위 97.4)에 해당하는 Q1 학술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