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몇 달 동안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에 시달렸다. 업무 중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사소한 실수가 잦아졌으며,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잠자리에 드는 날이 반복됐다. 처음에는 과로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휴가를 다녀온 뒤에도 피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피로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대부분은 과로나 스트레스, 수면 부족으로 나타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된다. 하지만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계속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면 단순한 피곤함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빈혈이나 갑상선질환,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이 피로를 시작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피로'는 특정 질환을 의미하기보다 여러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지속된다면 단순한 과로나 수면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피로가 6개월 이상 이어지고 다른 질환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경우에는 '만성피로증후군'으로 구분한다. 이는 별도의 진단 기준을 갖는 질환으로, 흔히 말하는 만성피로와는 다른 개념인 만큼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만성피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불규칙한 생활습관, 운동 부족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빈혈과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만성 간질환, 신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환도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 역시 만성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피로와 함께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발열, 자다가 옷이 젖을 정도의 식은땀, 목이나 겨드랑이의 멍울 등 증상의 급격한 악화가 동반된다면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 이러한 신호는 감춰진 질환의 단서일 수 있어 되도록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치료는 피로를 유발하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빈혈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등 원인 질환이 확인되면 해당 질환을 우선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에는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운동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나 상담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피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다.
만성피로를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수면 습관을 유지하고, 걷기나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균형 잡힌 식사와 스트레스 관리도 피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분한 휴식과 적절한 활동 사이의 균형을 지키는 것 역시 만성피로 관리에 보탬이 된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윤지현 교수는 "피로는 누구나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지만 휴식으로 회복되지 않는 피로는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며 "지속되는 피로를 단순한 체력 저하로 여기기보다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원인에 맞는 치료와 함께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고령층에서는 피로가 영양 부족이나 근육량 감소, 갑상선·빈혈문제의 첫 신호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