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석이 떨어지기 1∼2분 전에 제가 거길 지났어요…장마철이면 또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불안하지만 가깝고 편하니까 다니는 거죠."
2023년 7월. 장마철 집중호우로 말미암아 강원 정선군 정선읍 피암터널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사태'의 전조였던 낙석이 쏟아졌던 그해 7월 6일 오후 이우근(52) 이장은 병원에 가기 위해 피암터널을 통과했다.
이 이장이 피암터널을 지나고 불과 5분 뒤 자율방재단장인 그에게 낙석이 발생했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조금만 늦게 그곳을 지났다면 낙석과 맞닥뜨릴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피암터널 구간 사면에서는 이튿날인 7일에도 낙석이 쏟아지더니 그로부터 이틀 뒤 9일에는 약 300t 규모의 암석이 무너져 내렸다.
나흘 뒤인 13일에는 약 1만3천t 규모의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다.
2차 낙석이 발생한 7일 급경사지 드론 촬영을 통해 추가 붕괴 위험성을 파악한 정선군이 발 빠르게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피암터널과 도로 일부가 쓸려 내려가면서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이달 14일 찾은 피암터널은 상흔이 여전했다.
터널 80m 중 20m가량이 잘려 나간 끝단에는 아스팔트 포장 흔적이 선명했고, 붕괴한 사면에는 콘크리트를 압축공기와 함께 분사하는 숏크리트 작업에 더해 낙석방지망으로 뒤덮여 있었다.
응급 복구가 끝난 2024년 여름 이후 피암터널은 평온을 되찾은 듯했지만, 마을 주민들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군도 3호선 피암터널 구간을 이용하지 않으면 봉양리, 용탄리, 회동리 주민들로서는 먼 길을 우회해야 하는 불편 때문에 불안감을 안고도 이 길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 같은 불안과 불편을 해소할 근본 대책으로 '교량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
낙석으로부터 안전을 도모하고자 피암터널을 지었지만, 대규모 산사태급 붕괴 시에는 감당할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를 노출함에 따라 군은 이 구간을 폐쇄하기로 했다.
대체 수단으로서 남한강 상류를 가로질러 군도 3호선과 국도 42호선을 잇는 교량을 짓고 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에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을 신청해 확보한 국비 114억원과 도비·군비 각 57억원 등 총 229억원을 투입한 공사는 현재 공정률 14%를 보인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의 교각이 모습을 드러냈고, 위험 구간을 우회할 접속도로 공사도 차례로 진행 중이다.
2028년 12월 교량이 준공되면 피암터널 구간은 비상시를 제외하고는 더는 사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국급경사지안전협회에 피암터널 안전 점검을 의뢰한 결과 응급 복구 이후 추가 붕괴를 우려할 만한 특이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낙석과 뜬 돌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의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군은 피암터널을 비추는 영상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해서 현장에 나가 위험 징후를 살피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교량이 완공될 때까지 영상관리 시스템과 현장 예찰을 통해 낙석이나 나무 전도 같은 위험 징후를 빨리 포착해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응급 복구를 통해 당장의 붕괴 위험성은 상당 부분 낮췄지만, 교량이 준공되는 2028년까지 장맛비가 쏟아질 때마다 피암터널 위 사면을 한 번 더 올려다볼 수밖에 없다.
이우근 이장은 "응급 복구를 잘해놨으니 당분간 대규모 산사태는 없을 것으로 믿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며 "교량이 하루빨리 지어져 더는 산사태를 걱정하지 않고 마음 편히 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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