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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긴급점검] ② 상습 침수에 결국 집단 이주까지…고단한 주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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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양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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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여름. 강원 철원지역에는 열흘 동안 최대 1천㎜ 이상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한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다. 결국 주민들은 정든 동네를 떠나 새터를 잡았다.

강릉 바닷가의 상가 건물은 장마와 태풍 때마다 침수를 거듭하며 건물 곳곳에 큰 결함이 발생, 텅 비어버리고 말았다.

재개발을 앞둔 원주의 주택단지 역시 크고 강한 비에 침수를 거듭하지만, 단기간 내 해결은 어려워 보인다.

이들 지자체는 장마철을 맞아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 저지대 상습 침수 원주 단계동 18통…대책 마련 부심

원주세무서 인근의 단계동 18통은 낡은 주택이 밀집한 동네다.

동네 자체가 저지대에 자리했고 주택 대부분의 기반도 낮은 까닭에 큰비가 집중되면 침수 피해가 잦다.

실제로 재작년 여름 시간당 50㎜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자 동네 곳곳에서는 "가슴까지 물이 찼다", "집 뒤까지 토사가 밀려왔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장마철을 맞아 현장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대문 앞에 설치된 '수해 예방용 물막이 판'이었다.

골목길에는 혹시 모를 기습 호우에 대비해 양수기들이 배치돼 있었다.

해당 지구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민간 주도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침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지만, 그때까지 주민 피해를 방치할 수 없기에 시는 여러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저류지 증설과 복개 구조물 철거 등 근본적인 대책은 단기간 내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4천여만원을 투입해 빗물받이 정비와 양수기 배치, 배수펌프장 점검, 취약지역 예찰 강화, 재난안전문자 발송 등 예방·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집중호우 예보 시에는 공무원과 관계기관이 비상근무에 돌입해 신속한 현장 대응과 주민 대피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형적 특성과 기존 기반 시설 철거, 주택 밀집 등 여러 이유로 단기간 내 해결은 어렵다"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침수 거듭하던 강릉 경포 진안상가…결국 행정대집행

강릉 경포 진안상가는 1983년 준공된 상가 건물로, 연약지반 위에 들어서 장마와 태풍 때마다 상습 침수 피해를 겪어온 대표적인 재난 취약 시설이다.

반복된 침수와 노후화로 건물 곳곳에 균열과 부동침하가 발생했다. 정밀안전진단에서는 기둥과 보 파손, 전단파괴 등 중대한 구조적 결함이 확인돼 최하위인 안전 등급 E등급을 받았다.

시는 2019년 10월 진안상가를 제3종 시설물로 지정·고시하고 사용 제한과 철거가 필요한 시설로 관리해 왔다.

이어 상인들에게 자진 이주를 요청했으나 이행되지 않자 2023년 2월 시설물 사용금지와 퇴거 명령 등 긴급안전 조처를 내렸다.

같은 해 4월 행정대집행 영장을 통지한 뒤 안전 펜스를 설치하며 행정대집행을 단행했다.

당시 일부 상인은 영업허가를 내준 뒤 갑작스럽게 퇴거를 요구한 데다 보상 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시는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더 이상 조치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행정대집행 이후 상인들은 모두 강제 퇴거했고, 상가 주변에는 안전 펜스가 설치됐다.

민간 사업자가 진안상가 일대 재개발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도가 사업계획을 반려하면서 사업은 무산됐다.

이후 현재까지 시에 접수된 진안상가와 관련한 개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재난위험시설 지정과 강제 퇴거, 개발 무산을 거친 진안상가는 안전 펜스만 둘러쳐진 채 장기간 방치되면서 도시 미관 저해는 물론 안전 우려까지 낳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기록 장마에 범람한 한탄강…집단 이주 이뤄낸 철원 이길리

전국에 기록적인 장마가 찾아온 2020년 8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철원군에는 1천20㎜의 비가 쏟아졌다.

이는 2019년 한 해 동안 철원에 내린 비 933.5㎜보다 많은 양이었다.

북한에서 내려온 빗물이 더해지자 한탄강은 이를 이기지 못하고 둑을 터뜨렸고, 동송읍의 작은 접경 마을 이길리는 통째로 물에 잠겨버렸다.

이에 주택 68채가 침수됐고 이재민 139명이 발생했다.

이 마을은 북한 오성산에서 관측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인해 1979년 정부 주도로 민통선 내 선전마을로 조성됐지만, 옆에 한탄강이 지나는 낮은 지대에 자리해 30여년간 잦은 수해로 거듭 물에 잠겼다.

이에 2020년 10월 이길리 주민들은 정부가 편성한 수해 복구 예산 가운데 149억원을 집단이주 비용으로 사용해 떠날 채비를 했다.

주민들은 마을에서 민통선 밖으로 2㎞가량 떨어진 곳을 이주지로 선정하고 도로, 상하수도, 가스, 전력 등 기반 시설을 조성했다.

그리고 4년 뒤인 2024년 6월, 주민들은 30년 숙원 집단 이주를 이뤄냈다.

7월 현재 해당 마을에는 총 43세대가 이주해 살고 있다.

13세대는 여러 이유로 아직 옛 마을에 남아 있다.

철원군도 주민들이 떠나가는 마을과 농경지 일원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자 정부와 발맞추고 있다.

기록 장마에 무너졌던 한탄강 둑 역시 정비를 마쳤다.

김종연 이장은 "아직 옛 마을에 남은 주민들도 이주했으면 좋겠지만, 여러 사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많은 주민이 저지대에서 벗어나 새 터전을 잡으니 이제 장마철에도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yang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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