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씀씀이 역시 커졌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총 872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21만 명)보다 21.0% 증가했다. 특히 5월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카드 지출액(온라인 소비액 포함)은 약 2조 1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백화점 업계도 뜨겁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백화점 3사의 외국인 매출이 1조7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2조800억원)의 80%를 6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러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백화점 업계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고객 쇼핑 경험(CX)을 제공하기 위해 외국인 고객이 직접 점포를 방문해 쇼핑 환경과 서비스를 체험하고 개선 방안을 제안하는 '글로벌 CX 어드바이저'를 운영한다. 외국인 고객이 쇼핑 과정에서 불편을 느끼는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찾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최근 중국(1명), 대만(1명), 일본(2명), 세네갈(1명) 등 총 4개국 5명의 외국인 자문단을 선발했다. 현재 국내 대학에 다니거나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체류 외국인들로 평균 연령은 29세이며 성별은 모두 여성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백화점 외국인 구매 고객 중 2030세대의 비중은 70%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81%가 여성이었다.
이들 글로벌 CX 어드바이저 1기 멤버는 오는 9월초까지 두 달여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더현대 서울, 현대아울렛 동대문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주요 점포에서 쇼핑 과정 전반을 점검하게 된다. 이어 다양한 각도에서 외국인 시각을 반영하기 위해 추석 명절 이후 2기 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1기 자문단은 매장 방문 후 상품 구매, 행사 참여, 편의시설 이용, 분실물 접수 등 외국인 관광객이 백화점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다. 이후 활동 결과를 리포트로 작성해 현대백화점 CX기획팀과 공유하고, 심층 인터뷰를 통해 향후 개선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앞서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내국인 고객뿐 아니라 외국인 고객도 활용 가능한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선보인 바 있다. 11개 언어를 지원하는 헤이디는 한국 쇼핑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전국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의 팝업스토어, 맛집, 전시, 프로모션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해 제공하고 있다. 특히 더현대 서울의 경우 헤이디 이용 고객 중 외국인 비중은 30%에 달할 정도다.
롯데백화점은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을 명동 본점에 이어 롯데타운 잠실로 확대했다. 여기에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백화점은 오는 7월 26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에서 '톰과 제리 한옥 대소동' 팝업스토어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한국 전통 한옥을 배경으로 조선시대로 타임슬립한 톰과 제리의 추격전을 연출한 체험형 팝업이다. 기와지붕, 대청마루, 부엌, 장독대 등 한옥의 공간 요소를 디테일하게 살려, 국내 고객들은 물론 '롯데타운 잠실'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들까지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를 체험하고 인증샷을 남길 수 있도록 조성했다.
소장 가치를 높인 단독 상품을 포함해 총 220여 종의 다채로운 상품을 준비했다. 특히 대표 상품인 한국 전통 의상을 입은 'K-톰과 제리 봉제인형'은 키링 형태부터 중형 세트까지 다양한 라인업으로 준비했다.
한복을 입은 톰과 제리 코리아 에디션 인형과 톰과 제리 떡 모양 랜덤 키링, 원하는 키캡과 바디를 직접 선택해 조합하는 '나만의 키캡 키링 만들기(DIY)' 체험존도 운영한다. 포토존과 연계한 참여형 미션 프로그램인 '제리의 치즈 스탬프 랠리'도 마련했다. 대청마루나 부엌 등 팝업스토어 내 포토 스팟에서 전통 소품을 활용해 사진을 찍고 개인 SNS에 업로드하는 'SNS 인증 미션'을 시작으로, 장독대 사이에 숨겨진 제리를 찾아 촬영하는 '제리를 찾아라 미션', 팝업존 내 '굿즈 구매 미션'까지 총 3가지 미션을 단계별로 체험할 수 있다. 스탬프 3개를 모두 모은 방문객에게는,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 제작된 '톰과 제리 반다나(스카프)'를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올해 초 외국인 VIP 멤버십을 전면 개편한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30일까지 부산에서 'K-HERITAGE 신세계'를 통해 초대형 문화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제 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국내 첫 부산 개최를 기념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한국공예전 <환대>와 '찾아가는 한복상점'이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열린다. 후원사로 참여한 신세계백화점은 공예와 한복 등 한국 전통문화를 국내외 고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우선 센텀시티 지하 2층 중앙광장에서 400여평 규모로 열리는 '한국공예전 <환대>'는 권중모, 이정훈, 윤상현, 서정화 작가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공예 특유의 섬세한 미감과 장인정신, 예술적 가치를 소개한다. 전시는 물론 지역 공예 작가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공예정원'도 함께 열리고, 주말에는 전문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한국 공예를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 상생의 의미를 담아 부산의 대표 전통시장인 부산진시장의 한복 전시도 함께 마련했다. 전통 의복의 역사와 제작 기법, 장인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한복 대여 이벤트와 댕기를 활용한 키링 만들기, 즉석 포토 이벤트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패션 브랜드 팝업인 '찾아가는 한복상점'도 함께 열린다. 전국 공모를 통해 52개 지원 브랜드 가운데 최종 선정된 8개 패션 브랜드가 참여하는 행사로, ▲리슬, ▲오묘, ▲뽀뿌리, ▲에트왈, ▲꼬마크 by 돌실나이, ▲오마이갓과 함께 부산 로컬 브랜드인 ▲한웨어, ▲분우리옷이 참여한다.
센텀시티 지하 1층에서는 110평 규모의 초대형 '신세계 K-굿즈샵'도 운영한다. 신세계는 인기 굿즈 브랜드 '미미달'과 협업하여 취객선비잔, 조선왕실 와인마개, 단청 키보드 등 한국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상품 800여종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신세계 대표 캐릭터 IP인 푸빌라 한정판 굿즈와 국가유산청과 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협업한 패션 잡화 상품도 출시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의 추억과 문화를 일상 속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한 백화점 업계의 다양한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특히 단순한 일회성 할인 쿠폰 증정을 넘어 글로벌 멤버십 혜택 전면 개편, 결제 편의성 개선, K-컬처 콘텐츠 연계 마케팅 등으로 프로모션 다각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형 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