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100% 과즙', 'NFC(비농축환원) 주스', '생과일 착즙' 등을 내세워 판매되는 중국 일부 과즙음료가 실제로는 물과 농축과즙을 혼합해 만든 제품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일부 제조업체는 소비자를 혼동시키는 방식으로 제품 라벨을 표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당국은 조사에 착수해 일부 업체에 생산 중단과 시정 조치를 내렸다.
중국 매체 치루TV 잠입 취재에 따르면 허난성에 있는 여러 음료 위탁생산(OEM) 공장에서는 '100% 과즙'과 'NFC 주스'로 판매되는 제품 상당수가 생과일 착즙이 아닌 농축과즙과 물을 섞어 제조되고 있었다.
취재 결과 공장에는 생과일을 보관하거나 착즙하는 설비가 없었으며, 대신 냉동 망고스틴 원액과 농축 사과즙, 과당시럽 등 원재료만 대량 보관돼 있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여러 유명 브랜드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며 "라벨만 바꿔 붙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역시 주문자의 요청에 따라 원하는 브랜드 이름을 붙여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은 생산 과정에서 이른바 '생과일 착즙 주스'가 물과 농축과즙, 또는 소량의 NFC 원액을 섞어 희석한 뒤 병에 담겨 출하되는 사실도 확인했다.
중국 국가표준에 따르면 100% 과즙으로 표시할 수 있는 제품은 생과일을 직접 착즙한 원액 또는 농축 과정에서 제거된 물만 다시 첨가해 원래 상태로 복원한 과즙뿐이다.
반면 농축과즙이나 NFC 원액에 복원에 필요한 양보다 많은 물을 추가해 만든 제품은 '과즙음료'로만 표시해야 한다.
또한 NFC(Non From Concentrate) 주스는 생과일을 직접 착즙해 농축하지 않은 제품을 의미하며, 외부에서 물을 추가하거나 다른 농축과즙을 섞을 경우 '100% NFC 주스'로 표기할 수 없다.
그러나 제품 포장을 교묘하게 바꿔 소비자를 혼동시키는 사례도 확인됐다.
한 망고스틴 주스는 기존 포장 전면에 적혀 있던 '100% 망고스틴 주스' 문구를 삭제하고 단순히 '망고스틴 주스'로 변경했다. 원재료 표시 역시 기존의 '망고스틴 100%'에서 '물·농축 망고스틴즙·농축 사과즙'으로 바뀌었다. 또 다른 파인애플 주스는 기존 'NFC100%' 문구에서 'NFC'만 삭제해 표시했다.
일부 브랜드는 'NFC' 글자를 디자인 요소처럼 변형하거나 '100%' 문구를 크게 표시하는 방식으로 소비자가 실제 제품 특성을 오인하도록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현지 당국은 일부 업체에 대해 조사와 시정명령을 실시했으며 일부 생산라인은 현재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문제가 된 제품 일부가 여전히 판매되고 있었고, 일부 제품은 기존 포장 그대로 유통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제품 라벨의 문구를 교묘하게 활용해 소비자를 오인시키는 행위는 단순한 마케팅 기법이 아니라 소비자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