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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아레나(헝가리 부다페스트)=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눈물을 펑펑 흘렸다. 단순히 결과가 아쉬워서는 아니었다. 이를 악물고 훈련했다. 불안한 미래를 잊고자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였다. '하면 된다'고 믿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여기에 지원부족에 대한 서러움도 겹쳤다. 백수연(26·광주시체육회)의 눈물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었다 .
백수연은 입을 떼자마자 눈물부터 펑펑 흘렸다.
"좀 아쉬워요. 마지막(세계선수권대회)인 거 같아서요."
"3~4년전보다 더 많이 훈련하고 채찍질을 했어요. 그럼에도 이런 결과를 받아보니, 그런 훈련으로도 부족했나봐요. 이런 생각을 해야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네요. 제가 감당해야 한 것들이 모자랐나 싶기도 하고요. 정말 슬퍼요."
박태환(28·인천시청) 이야기도 꺼냈다. 둘은 절친하다. 대표팀 생활도 함께 같이 했다. 나이도 비슷하다보니 서로를 잘 이해할 수 밖에 없다.
"태환이 오빠 생각이 많이 났어요. 태환이 오빠도 열심히 준비했는데요. 결과가 잘 안나오다보니까 실망이 컸을 거에요. 그 마음을 저도 잘 알 것 같아요.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려고 하는데, 티도 안내려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나이를 먹으면서 경기를 운동을 하는 게 왜 힘든지 알 것 같아요.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현재 경영 대표팀은 두 부류로 나뉜다. 전담팀이 함께 온 경우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경우다. 지원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박태환, 안세현(22·SK텔레콤) 김서영(23·경북도청) 등은 코치진과 물리치료사와 함께 부다페스트로 왔다. 소속팀에서 모든 자금을 지원했다.
반면 이들 외는 열악하다. 경영 대표팀 선발전 자체가 늦었다.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진천선수촌에서 훈련조차 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경영 대표팀에는 물리치료사가 없었다. 비용 문제였다. 때문에 다른 선수들의 전담 물리 치료사들에게 '마사지 동냥'을 받곤 했다. 백수연도 마찬가지였다.
"훈련을 하다가 정말 힘들 때, 조심스럽게 마사지를 부탁하곤 했어요. 물리치료사 선생님들은 흔쾌히 해주셨어요. 그래도 제 입장에서는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죠. 물론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리고 열악한 지원에 대해 신경을 쓰면 제게 마이너스가 될 뿐이에요. 제가 할 일을 다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도요. 아쉬움은 있어요. 그들과 비슷한 지원을 받는다면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죠."
참고로 백수연의 소속팀 광주시체육회 역시 전담팀을 보내지 않았다.
다만 김응식 수석부회장 등 3명, 광주수영연맹 관계자 등 총 6명이 부다페스트를 찾았다 2019년 광주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한 것이라는게 광주시체육회의 발표였다. 광주시체육회는 대회 전 백수연과 사진 한 장을 찍은 뒤 '광주시체육회가 2017부다페스트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광주 소속 선수인 백수연을 만나 격려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과연 그런 형식적인 격려가 선수에게 진정한 힘이 됐을 지 의문이다.
펑펑 눈물을 흘렸지만 미대를 다짐했다.
"아직 대회가 많이 남았어요. 앞으로는 국내대회에만 집중할 지 국제대회도 병행할 지는 모르겠어요. 그래도 어떤 대회에 나서건 최선을 다할 거에요. 계속 헤쳐 나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