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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철인'이승훈 평창시즌 첫월드컵, 함께라서 더 빛난 2관왕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11-12 18:52



'빙속 철인' 이승훈(29·대한항공)이 평창 시즌 첫 월드컵 시리즈에서 2관왕에 오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승훈은 11~12일(한국시각)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진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팀추월과 매스스타트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1만m 금메달, 5000m 은메달, 2014년 소치올림픽 팀추월 은메달에 빛나는 '올림픽 챔피언' 이승훈은 '안방' 평창올림픽에서 3연속 메달, 멀티메달을 목표 삼았다. 시즌 첫 월드컵, '고등 스케이터' 김민석(18·평촌고), 정재원(16·동북고) 등 '띠동갑' 후배들과 함께 일군 '2관왕' 쾌거는 그래서 더 빛났다.


사진출처=ISU 인스타그램
▶팀 추월 '삼위일체' 첫 금메달

11일 3명이 함께 나선 팀 추월,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이 삼위일체가 됐다. 3분40초20의 우월한 기록으로, 2위 노르웨이(3분41초50)를 1초30차로 따돌리며 우승했다. 이승훈은 김철민, 고병욱과 함께 했던 2014년 12월 헤레벤월드컵 이후 2년11개월만에 팀 추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컵 대표 선발전 1000m에서 2년 선배 김민석을 제치고 1위로 첫 태극마크를 단 '막내' 정재원이 시니어 첫 무대에서 제몫을 했다. 이승훈과 한체대에서 함께 훈련하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걸출한 선배들의 뒤를 또박또박 밟았다. 형들과 함께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백전노장 이승훈이 경기를 노련하게 리드했고, 후배들과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압도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 금메달 인터뷰는 훈훈했다. '맏형' 이승훈은 "(정)재원이가 첫 대회라 긴장했을 것 같았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연습 때보다 훨씬 더 잘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시니어 대회 데뷔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아마도 재원이밖에 없을 것이다. 진짜 대단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김민석도 고개를 끄덕이며 막내의 선전을 기뻐했다. '고1 막내' 정재원은 생애 첫 월드컵 금메달이 실감이 나지 않는 표정이었다. "형들이 잘 이끌어줬다. 별다른 생각이 없다"고 얼굴을 붉히더니 화장실이 급하다며 후다닥 라커룸으로 달려나갔다. 형과 동생 사이에서 레이스를 잘 조율한 '고3 스케이터' 김민석은 '형' 이승훈에게 공을 돌렸다. "(이)승훈이 형만 믿고 따라갔다. 형 덕분에 편안하게 스케이팅을 할 수 있었다. 이번이 월드컵 첫 금메달이다. 아직은 얼떨떨하다"면서 웃었다. 평창 신화를 기대하게 하는 완벽한 팀워크였다.

▶매스스타트 대역전극 '2관왕'

12일 이승훈은 주종목인 매스스타트에 나섰다. 매스스타트는 16명의 선수가 쇼트트랙처럼 함께 달리며 경쟁하는 종목이다. 평창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지난 시즌 ISU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 이승훈은 평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노린다. 지난 2월 삿포로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한 절대강자다.


매스스타트는 팀 경기는 아니지만, 같은 나라 선수들간 호흡, 작전,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이승훈은 이번에도 폭풍성장중인 '16세 막내' 정재원과 함께 나섰다. 정재원이 초반부터 선두권에 나서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승훈은 중반까지 중위권 그룹에서 웅크린 채 기회를 노리다,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앞으로 치고 나섰다. 초반 레이스를 이끌던 네덜란드 에이스 요리트 베르그스마가 뒤로 빠지는 새, 이승훈은 노련한 스케이팅으로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의 날선 코스 공략과 장거리 전문선수의 막판 지구력이 더해진, 완벽한 레이스였다. 특유의 막판 스퍼트를 선보이며 맨티아를 밀어내고 압도적인 '대역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막내' 정재원 역시 3위에 오르며 매스스타트에서 금, 동메달을 휩쓸었다.

이승훈은 "매스스타트에 주력해서 훈련하고 있었는데 1차 대회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했다. 첫 월드컵 2관왕에 만족하지 않았다. "남은 2∼4차 월드컵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꿈의 평창 시즌, 첫 월드컵 2관왕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성실하고 반듯한 선배의 길을 '10대 에이스' 김민석과 정재원이 또박또박 따라가고 있다. 평창올림픽 멀티 메달의 청신호를 밝혔다.

한편 '빙속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는 11~12일 펼쳐진 500m 1-2차 레이스에서 각각 37초60, 37초53을 기록하며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37초29, 37초33의 기록으로 2관왕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비록 고다이라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패했지만, 이상화는 지난달 선발전 이후 매경기 기록을 단축하며, 전성기 기량을 회복해가는 모양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한일 라이벌전은 '평창 최고의 빅매치'로 손꼽힌다. 부상을 딛고 돌아온 이상화가 앞으로 남은 월드컵 레이스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평창올림픽까지 기록을 얼마나 단축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림픽 2연패 레전드' 이상화의 '평창 3연패'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헤이렌베인(네덜란드)=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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