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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8)과 알리나 자기토바(15)는 '천재'다.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명성에 부합하는 연기를 펼쳤다. 메드베데바는 11일 팀 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나서 역대 최고 점수인 81.06점을 받아 건재를 과시했다. 지난해 10월 오른 발등 미세골절 후유증을 털어냈다. 바통을 이어받은 자기토바는 12일 팀 이벤트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개인 최고 점수인 158.09점을 기록했다. 환상적인 연기로 메드베데바의 '후계자'가 '대항마'임을 확실히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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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다빈이 가장 빛나던 순간, 아픔이 찾아왔다. '영원한 서포터'인 어머니가 6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질적인 부상과 부츠 문제까지 겹쳤다. 올림픽을 앞두고 찾아온 혹독한 시련, 최다빈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조용히, 하지만 강하게 시련을 극복해냈다. 흔들림없는 연기로 자신이 따낸 평창행 티켓을 거머쥔 최다빈은 묵묵히 평창에서의 반전을 준비했다. 지난달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시즌 베스트를 세우며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최다빈은 올림픽 데뷔전이었던 팀 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개인 베스트(65.73점)를 세웠다. 하늘의 엄마에게 바친 선물이었다.
최다빈은 이제 생애 가장 큰 무대에서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다. 최다빈은 4조 마지막 순서로 연기한다. 러시아 천재 소녀들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언제나처럼 안정적이고 진솔한 연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거북이' 최다빈의 도전을 응원한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