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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키는 예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방'인데도 세계의 높은 벽에 막혀 결선 이상 또는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 설상 첫 메달을 기대했던 프리스타일스키 모굴의 최재우(월드컵 랭킹 4위)는 2차 결선에서 넘어지면서 아쉽게 대회를 마감했다. 그 외 나머지 설상 종목 태극전사들도 좀처럼 상위권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하지만 아직 실망은 이르다. 한국 설상의 자존심 '배추보이' 이상호(23·한국체대)가 도전장을 던졌다.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예선에 출전한다. 당초 22일 예정됐던 경기가 연기돼 24일에 열린다.
이상호는 강원도 사북초 1학년 때 스노보드를 처음 접했다. 당시 고랭지 배추밭을 개조해 만든 눈썰매장에서 보드를 탔다. 그로 인해 애칭 '배추 보이'가 따라붙었다. 이상호의 숨은 재능을 발견한 이가 장태열 스키협회 스노보드 위원(하이원 스키학교장)이다. 또 아버지(이차원씨)가 이상호 옆에서 개인 코치 역할을 했다.
이상호는 2014년까지만 해도 세계랭킹에서 평행회전(63위)과 평행대회전(70위) 모두 60위 밖에 머물렀다. 예선 통과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이상호의 세계랭킹은 치솟았다. 평행대회전은 37위(2015년)→26위(2016년)→5위(2017년)까지 올라갔다. 이번 2017~2018시즌 월드컵 남자 평행대회전 랭킹에서 10위를 마크했다. 현재 랭킹 1위는 갈마리니이(스위스)고, 그 뒤를 프로메게르(오스트리아), 파예르(오스트리아), 얀코프(불가리아) 순이다.
이상호의 이번 시즌 월드컵 최고 성적은 7위다. 3차 월드컵(라켄호프)에 이어 5차 월드컵(로글라)에서 나란히 7위를 했다. 이상호의 월드컵 개인 최고 성적은 2017년 3월 터키 월드컵 평행대회전 은메달이다. 그는 이번 시즌 월드컵 전초전 성격으로 열린 독일 유로파컵 평행대회전에서 우승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앞두고 나간 월드컵에선 입상하지 못했다.
이상헌 대표팀 총감독은 "이상호의 준비는 잘 됐다. 컨디션 관리를 해왔다. 이상호가 자신의 실력을 믿고 맘껏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면서 "평행대회전은 당일 슬로프의 상태 등 복잡한 변수가 많아 쉽게 우승자를 점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상호 함께 최보군(강원스키협회) 김상겸(전남스키협회)도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 출전한다. 여자 평행대회전엔 신다혜(경기도스키협회) 정해림(한국체대)이 도전한다.
평창=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