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서영 선수가 입는 저 옷은 도대체 뭐죠?"
2018년 8월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수영전쟁이 한창인 GBK 아쿠아틱센터, 일본 취재진들이 웜풀에서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나온 김서영(24·경북도청)의 '의상'에 주목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 여자선수가 훈련 후 마스크를 쓰더라'는 일본 기자의 제보(?)를 접한 참이었다.
김서영을 위해 전담팀 김인균 경북도청 감독과 안 트레이너가 고안, 한 업체에 의뢰해 만든 이 아이스큐브 '블랙수트'는 200만원 상당의 장비다. 온도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냉매제를 통해 빠른 회복을 돕는다. 얼굴 쿨링의 경우 상승한 심박이 신속히 안정되는 효과가 있단다. 김 감독은 "5분만에 피로도가 3~4단계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중추, 흉추 윗부분 역시 적정온도로 쿨링할 경우 컨디션, 균형감각 회복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블랙수트' 보관용 아이스 박스를 가리켰다. "자카르타에 오자마자 여기서 제일 좋은 걸로 150만 루피아(약 12만원) 주고 샀다며 웃었다. 안 트레이너가 "감독님이 또 사비를 내셨다"고 살짝 귀띔한다. 김 감독은 "서영이를 위해서라면 아무 것도 아깝지 않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한 '최고'만 해주고 싶다"고 했다.
|
|
|
김서영은 24일 주종목인 개인혼영 200m에서 물살을 가른다.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3관왕(배영 100m, 200m, 개인혼영 200m)에 빛나는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 이후 36년만의 개인혼영 200m 금메달, 2010년 광저우 대회 평영 200m 정다래 이후 8년만의 여자 수영 금메달 역사에 도전한다.
김서영은 올시즌 일본 개인혼영 '최강자', 부다페스트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오하시 유이의 강력한 도전자로 급부상했다. 개인혼영 400m 결승에서 초반 접영-배영 구간에서 개인베스트 기록으로 오하시를 앞서며 '아성'을 위협했다. 올시즌 세계 랭킹 1위 기록(김서영 2분08초61, 오하시 2분08초16)도 번갈아 썼다.
개인혼영 200m, 박빙의 명승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상황, 자카르타 수영장을 장악한 일본 취재진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고요한 웜풀에서 김서영의 '블랙수트'를 찍으려 카메라를 꺼내들자 일본, 중국 취재진, 자원봉사자들이 덩달아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아, 이거 참… 동물원 원숭이 된 것 같은데요." 김서영이 생긋 웃는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