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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탁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7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제2단식에서 정영식(26·미래에셋 대우·세계랭킹 26위)이 세계랭킹 1위 판젠동과 맞붙었다. 정영식은 자카르타행을 앞두고 삭발 투혼으로 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중국 선수 중에도 가장 까다롭다는 판젠동을 상대로 1세트 초반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다. 장기인 백드라이브로 1-1, 2-2, 5-5까지 끈질기게 따라붙더니 6-5로 경기를 뒤집고 7-5, 8-6, 9-6, 10-7까지 앞서나갔다. 듀스게임을 이겨내며 결국 12-10으로 첫세트를 따냈다. 한번도 이기지 못한 판젠동을 치밀하게 연구한 결과였다. 2세트 역시 2-4의 스코어를 4-4, 5-5로 쫓아가며 분전했지만 8-11로 내줬다. 3세트, 정영식은 특유의 질긴 플레이로 한포인트 한포인트 따라붙으며 8-10까지 판젠동을 괴롭혔다. 8-11로 패한 후 마지막 4세트를 7-11로 내줬다. 세트스코어 1대3으로 패했지만 정영식은 세계 최강 판젠동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치며 눈부신 성장을 보여줬다.
제3단식 코리아오픈 3관왕에 빛나는 '영건' 장우진(23·미래에셋 대우·세계랭킹 22위)이 '18세 중국 신성' 왕추친(세계랭킹 93위)을 마주했다. 첫세트부터 5-5, 6-6, 7-7, 피말리는 타이가 이어졌다. 일진일퇴, 듀스게임끝에 11-13으로 1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장우진은 때로는 패기 있게 때로는 노련하게 왕추친을 공략했다. 2세트를 11-7로 따낸 후 3세트 7-4로 앞서가다 7-8 역전을 허용했다. 김택수 감독이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9-11로 아쉽게 패하며 4세트로 승부를 넘겼다. 4세트 초반 왕추친이 5-1까지 앞서가며 기세를 올렸다. 4-8로 밀리던 장우진도 강력한 랠리로 맞섰다. 6-11로 4세트를 내주며 결국 중국이 승리했다.
"간절하게 이기고 싶습니다. 도전해야죠. 이날을 위해 정말 우리선수들이 사력을 다해 훈련해왔는데." 승부사 김택수 감독은 중국과의 결승전을 앞두고 필승 의지를 분명히 했었다. 28년만의 금메달, 난공불락 만리장성을 상대로 새 역사에 도전했지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했다. 한국 남자탁구가 7회 연속 빛나는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