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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번이니, 그 역할에만 충실하려고 했는데…."
그야말로 깜짝 스타의 탄생이다. 대회 안내 책자에도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여고생 사수가 대형 사고를 쳤다.
세계선수권대회는 4년마다 1번씩 열리는 최고 권위 대회로, 올림픽 사격 종목 메달 획득보다 더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큰 대회에서 국제대회 경험도 많지 않은 여고생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다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이번 대회 한국의 개인전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임하나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주목을 받았다. 중학교 입학 후 학교에 있던 사격부에서 학생들에게 체험을 시켜줬는데, 마침 사격부에 알고 지내던 친구가 있어 관심을 가지다 사격부 입부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졸업도 하기 전에 실력이 일취월장해 국가대표에까지 선발됐다.
하지만 올해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는 아픔도 있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한 것. 10m 공기소총 부문 은메달리스트 정은혜(29)와 동갑내기 친구 금지현(울산여상)에 밀렸다. 임하나는 "나는 세 번째 선수였다. 그래서 아시안게임에 가지 못하고 선수촌에 남아 훈련을 했다. 그 때 코치님과 1대1 집중 훈련을 한 게 오히려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내 장-단점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아시안게임에 못나가 아쉬운 마음이 커 더 열심히 하려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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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나는 "2년 뒤 올림픽 대표로 선발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강점을 키우는 것보다 단점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멘탈이 약한편이다. 더 단단해지고 싶다. 나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은데, 이제 그런 생각을 버리겠다"고 했다. 임하나를 지도하는 김우영 코치는 "중학교 3학년 때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처음 데라고 나갔었다. 그 때 많이 힘들어했다. 그런데 올해 5월 뮌헨 월드컵 대회 시합을 보며 많이 강해졌음을 느꼈다"고 말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