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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시간이 있습니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면서 기다려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즐겁게 뛰면서, 우리를 알아가고, 배려를 배우고, 올바른 인성을 기르고, 꿈을 키워가는 시간. 우리들이 만들어야 한 진정한 '학교체육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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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원명초등학교. 하늘은 비가 내리려는 듯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얼굴은 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른 아침 피곤할 법도 했지만 아이들은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했다. 공을 주고받으며 환하게 웃었다.
그렇다. 현장 선생님들의 24시간은 빠듯하기만 하다. 일반 수업은 물론이고 추가적으로 체육 활동까지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생님들의 얼굴에는 보람이 더욱 가득하다. 설경수 선생님이 대표적인 예다. 교직 생활만 30년 이상. 어느덧 교감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설경수 선생님은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뛰며 체육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경수 선생님은 "우리 학교는 운동장이 비교적 좁아요. 체육관도 좁고요. 그러나 학생은 1400여 명에 달하기 때문에 체육 수업에 어려운 점이 있어요. 특히 올 한 해는 체육관 공사가 많았어요. 방학 때 아이들과 훈련을 하는데 2주간 에어컨이 나오지 않았어요. 찌는 듯한 더위 속에서 아이들과 훈련을 했죠. 저도 그렇지만 아이들도 힘든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열심히 훈련한 뒤 대회에 나간 것은 기억에 남아요"라며 입을 뗐다.
그는 "체육 수업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들 체력이 좋아지고, 협동심과 배려심도 생기죠. 팀 스포츠의 경우 전략과 전술을 토론하기도 해요. 체육 활동에 열심히 참여해 행복감을 느낀 아이들은 선생님과의 친밀감도 높아요.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 수 있고요. '교감 선생님이 왜 수업을 하세요'라고 묻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체육 시간은 제 교사생활 31년의 전부에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라고 미소지었다.
'솔선수범' 교감 선생님의 열정. 아이들도 덩달아 힘이 솟는다. (유)준석이는 설경수 선생님을 '설 쌤'이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했다. 준석이는 "'설 쌤'께서는 피구를 잘 가르쳐주세요. 친구들과 피구를 하는 것도 즐겁고, 선생님과 소통하는 것도 좋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옆에 있던 (홍)경환이 역시 "피구가 재미있어요. 친구들과 함께하는 게 즐겁거든요. 지난번에는 강남구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라고 어깨를 으쓱했다.
설경수 선생님이 지도하는 종목은 피구뿐만이 아니다. 배드민턴, 농구 등 다양하다. 설경수 선생님의 맹 훈련을 받는 (조)한유는 "배드민턴을 하면서 체력이 많이 좋아졌어요. 친구들과의 우애도 얻었고요. 예전에 개인적으로 배드민턴을 배운 적이 있어요. 그러나 학교에서 하는 게 더 재미있어요. 아무래도 친구와 함께해서 그런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선생님께서 전문적으로 알려주세요. 라켓 잡는 법, 스텝 밟는 법 등을 잘 알려주셨어요"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농구부 주장' (주)민찬이도 선생님께 감사한 일이 있다. 민찬이는 "선생님은 훈련 때 엄격하신 부분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부족한 부분을 바로바로 잡아주세요.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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