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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여야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4·15총선, 체육인 출신 후보들은 여야를 불문하고 선전했다. "체육을 위해 잘된 일"이라며 체육계가 반색하고 있다.
19대(2012~2016년) 때는 '사라예보 탁구영웅' 이에리사 의원(66)과 '태권도 레전드' 문대성 의원(44) 등 2명의 엘리트 체육인 출신 의원이 활약했다. 직전 20대(2016~2020년) 때는 현장 체육인 출신이 전무했다. 21대 국회에 엘리트 체육인 출신 임오경 전 서울시청 핸드볼 감독(49·더불어민주당 광명 갑)과 이 용 전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감독(42·미래한국당 비례)이 나란히 당선됐다.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한체대 선후배인 이들은 체육인들의 삶을 위한 정책에는 기꺼이 공조할 준비가 돼 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 후보로 18번을 받아든 이 용 전 봅슬레이·스켈레톤국가대표팀 총감독도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이 감독은 2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메달, 봅슬레이 4인승 은메달을 빚어냈다. 그의 출마 이유는 확고했다. "정치란 국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것이다. 체육인으로서 정치에 도전하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체육인들의 삶을 위해서"라고 했다. 이 감독은 "평창에서 금메달도 따고, 스타도 나왔다. 그런데 올림픽 후 유일한 경기장이 사라졌고 약속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비인기종목과 메달리스트 외 선수들은 다시 소외됐다. 지도자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 대대적 혁신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인기종목, 스타에 의존하는 꿈나무 육성, 선수 지원 시스템의 혁신, 체육재정의 자립을 위한 정책, 도쿄올림픽 적극 지원, 체육인 복지법 통과"등을 공약했었다. 미래한국당이 19석의 비례대표를 배출하면서 18번 이 용 감독이 극적으로 당선됐다. 이 당선자는 "감사드린다. 더욱더 겸손하게 체육인들을 위해 힘쓰겠다. 여야를 떠나 체육인을 위한 일이라면 뭐든 하겠다. 오직 체육만 바라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암벽여제'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김자인(32)의 '청년 소방관 남편'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후보(32)도 경기도 의정부갑에서 53.0%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오영환 당선자는 더불어민주당 5번째 영입인재로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지역구에 전략공천됐다. 2018년 자타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머리에 노랑리본을 매단 채 암벽 완등 후 동메달을 목에 건 김자인은 선거 기간 내내 '아내입니다' 머리띠를 쓴 채 남편 오영환 후보와 동행하며 적극적인 내조로 당선을 도왔다.
현장 체육인 출신은 아니지만 체육친화적 후보들의 당선도 눈에 띈다. 학교체육, 생활체육 활성화, 스포츠 혁신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체육정책을 입안하고 주도해온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54·더불어민주당)이 경기도 오산에서 꿈의 5선에 성공했다. 실업명문이었던 서울신탁은행 농구선수 출신 전 고용노동부 장관 김영주 의원(65·더불어민주당)도 서울 영등포갑에서 3선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유승민 IOC위원과 협업해 '후배' 은퇴선수 일자리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 바 있다. 또 평창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고, 남북 스포츠 협력에 기여한 시인 출신 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65·더불어민주당)도 충북 청주 흥덕구에서 당선, 3선의 영예를 안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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