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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 세계선수권서 톱10 진입 '남자 피겨 역사상 최고 성적'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1-03-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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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 남자 피겨의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톱10'에 진입했다.

차준환은 27일(한국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에릭슨 글로브에서 열린 202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2.90점, 예술점수(PCS) 82.94점, 감점 1점을 합해 154.84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91.15점을 받은 차준환은 최종 총점 245.99점으로 10위를 기록했다. 차준환은 1991년 정성일이 기록한 역대 한국 남자 싱글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14위)을 30년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더 파이어 위드인(The Fire Within)'에 맞춰 힘차게 연기를 시작했다. 그는 평소 첫 번째 연기 과제로 '필살기'인 쿼드러플(4회전) 플립을 뛰지만, 이번엔 3바퀴만 도는 트리플 플립을 연기했다.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게 순위 싸움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두 번째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에선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아 수행점수(GOE) 1.44점이 깎였다. 차준환은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클린 처리한 뒤 플라잉 카멜스핀과 스텝 시퀀스를 모두 레벨 4로 연기하며 점수를 만회했다.

그러나 아쉬운 실수가 다시 나왔다.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수행하다 넘어지면서 수행점수(GOE) 4점이 감점됐다. 곧바로 이어진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도 착지가 불안했다.

이후 연기는 완벽했다. 그는 트리플 플립-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코레오 시퀀스로 호흡을 다듬은 차준환은 마지막 점프인 트리플 루프를 클린 처리했다. 체인지 풋 싯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은 모두 레벨 4를 받았다.

차준환이 세계선수권 10위에 오르며 한국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출전권 최소 1장, 최대 2장을 확보했다. ISU는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을 토대로 나라별 베이징올림픽 티켓을 부여한다. 한 국가에서 한 명이 출전했을 때는 준우승까지 3장, 3~10위까지 2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준다. 다만 2018년 6월에 개정된 ISU 규정, 룰 400 A.4-b에 따르면 올림픽 쿼터 2~3장을 획득한 국가에서 2~3명의 선수가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하지 못했을 경우엔 그 차이만큼의 올림픽 출전권을 다른 대회에서 획득할 수 있게 했다.

한국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차준환 1명의 선수만 출전했고, 프리스케이팅도 1명만 뛰었기 때문에 2장의 출전권 중 1장만 온전히 확보하게 된다. 나머지 1장은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 빙상연맹 피겨 담당 관계자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선수들과 동행한 연맹 직원을 통해 정확한 티켓 배분 상황을 문의한 상태"라며 "ISU 관계자도 '계산을 해봐야 알 것 같다'는 모호한 대답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ISU에서 4월에 회원국에 티켓 배분 현황을 통보하기로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라며 "지금으로서는 '최대 2장 확보' 정도의 표현밖에 할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차준환은 자기 힘으로 올림픽 티켓을 끌어왔지만, 아직 베이징행을 확정한 건 아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선수는 따로 국내 선발전을 치러 뽑는다. 물론 차준환의 기량이 다른 국내 선수들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만큼,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크다.

연기를 마친 차준환은 소속사를 통해 "너무 오랜만에 출전한 국제대회라 많이 긴장됐다"며 "사실 지난달 중순부터 허리 통증과 다리 근육 파열 때문에 진통제로 버텨왔는데, 귀국 후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베이징 올림픽 준비에 나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우승은 5차례의 쿼드러플 점프를 수행한 미국의 '점프 머신' 네이선 첸(320.88점)이 차지했다. 그는 세계선수권 3연패 대기록을 세웠다. 2014 소치 대회와 2018 평창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를 차지했던 하뉴 유즈루(일본·289.18점)는 점프 랜딩에서 연거푸 실수하는 극심한 부진 속에 3위에 그쳤다. 2위 자리는 '일본의 신성' 가기야마 유마(291.77점)가 올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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