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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그래도 조금 잘했던 선수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경기 뒤 이대훈은 "금빛찬란한 올림픽이 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패자부활전에서는 응원해주신 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이제 선수 생활은 은퇴한다. 지난해 올림픽이 열렸다면 올해 전국체육대회 등을 뛰고 마무리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올림픽을 기다리기에는 좀 그럴 것 같다. 앞으로 공부하면서 선수 육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포기는 없었다. 이대훈은 도쿄에서 '올림픽챔피언'을 향한 마지막 출격에 나섰다. 하지만 하늘은 이번에도 이대훈을 외면했다. 그는 25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홀A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68㎏급 16강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울루그벡 라시토프(우즈베키스탄)에 19대21로 패했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패배. 이대훈은 끝내 고개를 숙였다.
기사회생 기회가 있었다. 이대훈은 라시토프가 결승까지 오른 덕에 패자부활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패자부활전은 결승 진출자에게 패한 선수들에게 다시 입상 기회를 주는 제도. 다만, 이대훈은 오후 7시부터 9시15분까지 불과 135분 사이에 세 경기를 치러야 했다.
이대훈은 이를 악물었다. 그는 세이두 포파나(말리)와의 첫 판에서 11대9로 승리했다. 오후 7시56분 미르하셈 호세이니(이란)와 두 번째 패자부활전에서도 30대21로 웃었다.
파이널 매치. 이대훈은 오후 8시45분 자오솨이(중국)와 격돌했다. 이대훈은 몸통 부위 발 공격으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체력적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었다. 후반부 상대에 연달아 득점을 허용하며 패했다. 마지막 올림픽. 해피엔딩을 원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대훈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아시안게임 선발 됐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10년 후에는 지금 도쿄올림픽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만약 올림픽이 지난해 열렸다면 경기 감각은 조금 더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결과는 똑같을 것으로 생각한다. 결과론적인 것이다. 가족들에게 메달 하나 들고 가겠다고 했는데 미안하다. 이 부분은 다른 분들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좋게 생각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예전의 이대훈 모습을 보이지 못해 걱정했다. 그래도 좋았던 때의 이대훈으로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열심히 했던 선수로. 내 경기는 끝났지만 아직 한국의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지바(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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