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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다 박상영이 또 한번 해냈다.
도쿄올림픽은 달랐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이후 정진선과 박경두가 대표팀을 떠났다. 당연히 세대교체는 단번에 이뤄지지 않았다. 펜싱 하면 박상영을 떠올리는 이들의 기대감은 더 높아졌고, 해야할 역할이 더 커졌다. 디펜딩 챔피언, 에이스의 중압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무릎 수술도 했고, 촌외훈련으로 컨디션을 다져왔다. 박상영은 출국 전날 선배 정진선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 리우 때가 마음이 편했네요" 했다.
개인전 16강에서 탈락한 후 결연하게 단체전을 준비했다. 여자에페 대표팀이 은메달,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낸 직후 피스트에 섰다.
마지막 플래시로 동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박상영은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날리는 뜨거운 눈물이었다. '선배' 권영준 역시 대성통곡을 했다. 남자 에페의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누구보다 컸을 권영준이다.
위기속에 '원팀'으로 똘똘 뭉쳐 따낸 이 동메달은 금메달보다 값지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이상기가 한국 펜싱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낸 후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박상영이 개인전 첫 금메달을 따냈고,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박상영, 권영준, 송재호, 마세건이 한국 남자 에페 사상 최초이 단체전 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한번 새 역사를 썼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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