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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양학선 형님은 선배이자 스승이다. 형 덕분에 금 땄다."
신재환(23·제천시청)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벌어진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도마 남자 결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꿈의 금메달이었다. 결선 1~2차 평균 14.783점으로 결선 진출 8명 중 가장 높았다. 1차에서 14.733점, 2차에서 14.833점을 받았다. 2위 아블리아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평균 점수가 14.783점으로 같았다. 동률일 때는 선수들의 1~2차 시기 점수 중 통틀어 총 4번의 연기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가 우위를 점한다. 14.833점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신재환이 최고점 14.800점을 받은 아블리아진을 0.033점 차로 뛰어넘었다.
신재환은 "두번째 시기 '여2' 기술은 잘 됐다. 안도감이 들었다. 금메달은 그 후의 일이었다. 금 확정된 후 안도감 이후 허무함이 느껴졌다. 첫번째 시도의 요네쿠라 기술은 손으로 도마를 짚을 때 느낌이 온다. 이번에 잘 안 됐다고 생각이 돼 무조건 착지에서 잘 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차 시기에선 난도 5.6의 '여2(손 짚고 앞돌아 몸펴 앞공중 돌며 두 바퀴반 비틀기)' 기술을 구사했다. 연기가 완벽했다. 난도 5.600점, 수행점수 9.233점을 받았다.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올림픽 기계체조는 난도 점수와 수행 점수를 더해서 순위를 매긴다. 3위 다브트얀(아르메니아)은 평균 14.733점을 받았다.
한국 남자체조는 1988년 서울올림픽 박종훈(관동대 교수)의 동메달을 시작으로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 유옥렬(경희대 감독)의 동메달, 1998년 애틀란타대회 여홍철(경희대 교수)의 동메달, 2012년 런던 대회 양학선의 금메달에 이어 9년만에 다시 도마 올림픽 메달 계보를 이어가게 됐다.
신재환은 "양학선 선배가 만든 기술을 우리 후배들이 따라하다 보니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다. 모든 분들이 가르쳐 준 대로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운동 외적으로는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소속팀 제천시장님도 늘 감사드린다. 여기 룸메이트인 김한솔형이 멘털 관리를 잘 해주었다. 나의 이름을 딴 기술은 당장은 어렵다. 2~3년 후에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따.
앞서 신재환은 이번 대회 도마 예선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예선 1차 시기에서 15.100점, 2차에서 14.633점으로 평균 14.866점, 1위로 결선에 올랐다. 그는 1차에서 난도 6.000, 수행 점수 9.100점으로 15.100점을 받았다. 난도 선택과 수행 완성도가 잘 맞아 떨어졌다.
신재환과 메달을 다툴 경쟁자들도 쟁쟁했다. 예선 2위 다브트얀(아르메니아) 3위 나고르니(러시아올림픽위원회) 아실(터키) 아블리아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유로(필리핀) 소우자(브라질) 온데르(터키)까지 결선 진출 선수들의 실력차가 거의 없었다. 작은 실수 하나, 착지에서의 흔들림 차이 등 매우 미세한 부분에서 순위와 메달 색깔이 갈릴 수 있었다. 두 번의 도약에서 누가 더 차분하게 자신이 준비한 연기를 실수 없이 하느냐가 포인트였다.
당초 기대했던 베테랑 양학선(29·수원시청)이 예선서 9위로 부진,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양학선은 2012년 런던대회 도마 챔피언이다.
'도마 스페셜리스트'인 신재환은 대회 전 인터뷰에서 선배 양학선을 존경하는 선수로 꼽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양학선 선배의 경기하는 모습 영상을 많이 봤다. 존경하는 선수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하겠다"고 말했다. 신재환은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기억을 부상으로 체조를 그만둘 수 있다는 두려웠던 순간을 꼽았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허리가 아파 수술 이후 재활을 통해 부활했다. 그는 도마에 특화된 선수로 지난달에야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 체조는 1일 여서정(19·수원시청)이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도마 결선에서 3위를 차지하며 동메달을 따냈다. 이틀 연속 도마 종목에서 강세를 보였다. 한국 체조의 경사다. 도쿄(일본)=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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