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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대한민국 보치아의 패럴림픽 '9회 연속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경기장에선 한국 선수단의 뜨거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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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선수는 경기 뒤 밝은 얼굴로 믹스트존에 들어섰다. 임 감독과 이 코치, 문우영 씨와 윤추자 씨의 얼굴도 환하게 빛났다.
사실 보치아 대표팀은 대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노영진(28·광주광역시)이 건강 악화로 급히 귀국하는 등 악재를 맞았다. 개인전과 단체전에서는 '강호'답지 않게 선수들이 연이어 탈락하면서 페어에 나서는 선수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임 감독은 패럴림픽 여정을 되짚어보다 왈칵 눈물을 쏟았다. "노영진이 갑자기 건강 악화로 조기 귀국 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며 "선수들이 개회식에 참가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는데, 경기가 안 풀리고 운이 안 따랐다. '왜 이렇게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 오만가지 걱정을 했다"며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하지만 이날 극적인 금메달로 대표팀은 유종의 미를 거두며 활짝 웃었다. 4엔드에서 일본에 동점을 허용하면서 위기가 왔지만, 연장에서 최예진의 침착한 투구가 승부를 갈랐다.
임 감독은 "일본이 장거리 전략을 들고나올 것 같아 전날 그리스와 예선에서 장거리 훈련을 했다. 오늘 4엔드에서 조금 실수가 있어서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공교롭게 웜업장에서 연장전 연습을 많이 한 게 맞아 들었다"고 설명했다. 운명의 연장전을 치를 때 임 감독은 "마치 죽는 심정이었다"고 했다. 이문영 코치는 옆에서 "제가 더 죽는 심정이었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정작 선수들은 의연했다. 정호원은 "이전 엔드를 다 잊어버리고 연장전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떨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예진 역시 "떨리지 않았다. 정호원 선수를 믿고 했다"며 "선수촌에서도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경기는 아니었다"고 했다.
이문영 코치는 "정호원은 워낙 내색을 하지 않는 친구다. 항상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친구인데, 어제만 해도 부담이 컸는지 자면서 이불 안에서 걱정하는 듯한 말을 하더라. 하지만 티를 안내고 묵묵히 버텨줘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세 선수 중 정호원이 '맏이'로서 잘 이끌었고, 동생들은 잘 믿고 따라와 줬다. 금메달을 딴 건 셋이 한마음으로 한 팀이 돼서 딴 것"이라며 '원팀' 보치아 제자들에 대한 뿌듯함을 전했다.
이제 3년 뒤면 파리패럴림픽이 열린다. 파리에서도 이 기세를 이어 10연패를 이룰 수 있을까. 임 감독은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농담으로 답했다. "파리에선 10연속 금메달에 도전해야 하는데, 일단 지금은 생각하지 않겠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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