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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도마의 신' 양학선(29·수원시청)이 챔피언 타이틀 탈환을 눈앞에 두고 또다시 분루를 삼켰다.
양학선은 24일 오후 4시25분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제50회 세계기계체조선수권 남자 도마 결선에서 1-2차 시기 평균 14.399점, 8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5위를 기록했다.
초반부터 초박빙 대접전이었다. '필리핀 신성' 카를로스 에드리엘 율로가 1차 시기 14.800점, 2차 시기 15. 033점 고득점을 받으며 1-2차 시기 평균 14.916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일본 에이스' 요네쿠라 히네노부가 안방 팬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포디움에 올랐다. 자신의 이름을 딴 요네쿠라(손 짚고 옆돌아 몸 펴 뒤공중 돌며 세바퀴반 비틀기) 기술을 구사했다. 착지가 불안했지만 15.000점을 받았다. 2차 시기 14.733점, 1-2차 시기 평균 14.866점으로 2위를 꿰찼다.
이어 숨막히는 긴장감 속에 '올림픽 챔피언' 양학선이 들어섰다. 1차 시기, 난도 5.6점의 '여2(손 짚고 앞돌아 몸 펴 앞공중 돌며 두 바퀴반 비틀기)'를 가볍게 뛰어내리며 14.733점을 받았다. 그러나 2차 시기 난도 6.0점 '요네쿠라' 기술에선 파워와 높이가 부족했다. 착지를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14.033점. 1-2차 시기 14.399점으로 전체 5위를 기록했다. 1위로 결선에 오른 주니어 챔피언 출신 '우크라이나 신성' 나자르 체푸르니 역시 2차 시기 착지에서 무릎을 꿇으며 13.433점, 1-2차 시기 평균 14.149점으로 7위에 머물렀다.
양학선의 표정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도쿄올림픽 이 종목에서 후배 신재환이 금메달을 따냈다. 2010년 이후 '도마의 신' 양학선이 대표팀의 중심을 지키며 신재환, 김한솔, 류성현 등 후배들이 도마의 원천기술을 공이어받았다. 양학선은 올림픽 직후 심기일전해 출전한 이번 대회 예선에서 당당히 1위에 오르며 명예회복을 노렸다. 예선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 또다시 결선에서 실수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양학선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체조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따낸 자타공인 '도마의 신'이다.18세 되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도마 금메달로 화려한 국제 무대 데뷔전을 치른 양학선은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 2013년 앤트워프세계선수권 2연패 등 자신의 이름을 딴 세상에 없는 유일무이한 기술, '양학선'으로 나서는 대회마다 1위를 휩쓸었으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햄스트링, 아킬레스건 수술 등 잇단 부상으로 시련을 겪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직전 부상으로 대회에 나서지 못했고, 9년만에 도전한 도쿄올림픽에서도 컨디션 난조로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14년 중국 난닝세계선수권에서 북한 리세광에게 챔피언타이틀을 내준 이후 2017년 몬트리올세계선수권 예선 1위로 결선에 올랐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낙마했고, 2019년 슈투트가르트 대회에서도 예선 1위로 결선에 오른 후 결선에서 착지 실수로 메달을 놓쳤다.
그러나 양학선은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2011년 그때와 똑같이 2021년 8명의 파이널리스트가 겨루는 결선 무대에 살아남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도전했다. 2000년생 필리핀 신성 율로, 1997년생 요네쿠라, 2002년생 체푸르니와 거침없이 맞붙었고, 요네쿠라와 함께 출전선수 중 가장 높은 난도 6.0점을 시도했다. 가장 오래 가장 잘하는 선수의 멈추지 않는 도전에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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