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철저한 계산이 먼저, 그 다음에 과하지도 덜 하지도 않은 날카로운 샷이 뒤따른다. 성공해도 실패해도 별다른 감정표현이 없다. 단지, 행운의 샷이 나오면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를 건넬 뿐이다. 중후한 품위를 앞세운 벨기에의 노장 에디 레펜스(52·SK렌터카)가 프로당구 PBA 무대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생애 첫 결승 무대에 올랐다.
2세트부터 레펜스의 노련미가 빛을 발했다. 초반에는 신정주가 8-3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3~6이닝에 연속 공타에 그쳤다. 그 사이 레펜스는 차곡차곡 추격해 7-8까지 따라갔다. 이어 7-9로 뒤지던 9이닝 때 하이런 7점을 낸 뒤 10이닝에 세트를 끝냈다. 3세트는 15-5 압승이었다. 4세트 또한 레펜스가 잡아내며 세트스코어 3-1로 앞서나갔다.
한 세트만 내주면 패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신정주가 젊은 패기를 끌어올렸다. 5세트에서 6-6이던 8이닝에 하이런 7점을 뽑은 뒤 11이닝과 13이닝에 1점씩 보태 반격에 성공하더니 기세를 몰아 6세트도 5-11로 뒤지던 상황을 뒤집었다. 11이닝 째 6득점 하이런으로 동점을 만든 뒤 11-13으로 뒤지던 14이닝에 4득점을 몰아치며 세트스코어 3-3 동점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레펜스가 '노장의 투혼'을 발휘했다. 5이닝 공격에서 단숨에 5득점하며 신정주의 패기를 무너트리며 총 64이닝, 4시간 가까이 펼쳐진 혈투를 승리로 장식하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고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