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조용한 러시아, 원인은 술?

기사입력 2014-02-13 14:19


사진캡처=소치동계올림픽 홈페이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개최지 러시아의 '얌전한' 관중들이 화제다.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한국시각) "러시아인들이 이번 대회를 관전하면서 매우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 신문은 "'유에스에이(USA·미국)'를 연호하는 미국 팬들이나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유행한 부부젤라와 같은 나팔을 부는 다른 나라 팬들은 종종 찾아볼 수 있지만 '러시아'를 외치는 팬들은 매우 드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러시아 현지의 정서와 최근 분위기에서 찾을 수 있다. 블라디미르 아세예프 러시아 과학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문화는 다른 사람을 꺾고 이긴 승리에 대한 기쁨을 드러내는 것을 적절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알렉세이 무샤린 모스크바 스포츠 문화 아카데미 연구위원은 "러시아 사람들이 우리 국가대표 선수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러시아 사람들은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라면 자신의 기쁜 감정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불미스런 사태를 우려한 러시아 정부의 조치도 한 몫을 했다. 러시아는 2012년에 1인당 주류소비량 세계 4위라는 오명을 벗고자 주류 거래를 제한하고 주류 제품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를 마련한 바 있다. 또 지난해부터 경기장 내에서 주류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소치시가 지난달부터 경기장 인근 50m 내에서도 술을 팔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렇다보니 경기장 주위에선 대회 맥주 후원을 맡은 발티카의 '무알콜 맥주'만 경기장 주위에서 살 수 있는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까지 러시아 관중이 가장 큰 함성을 내지른 때는 빅토르 안(안현수)이 출전한 남자 쇼트트랙 결승에서 마지막 바퀴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을 때"라고 전했다.

다른 분석도 있다. 아직까지 소치 동계올림픽의 러시아 내 열기가 미지근하다는 것이다. 한 러시아 팬은 "러시아 사람 대부분이 올림픽 관전이 처음"이라며 "러시아가 더 많은 메달을 따고 아이스하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응원 소리도 더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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