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깎신'주세혁의 마지막 세계선수권 도전이 시작된다

기사입력 2014-04-28 07:24


사진제공=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깎신' 주세혁(34·삼성생명)은 2년전 런던올림픽에서 오상은(37·KDB대우증권) 유승민(32·삼성생명)과 함께 남자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베테랑 삼총사'의 투혼에 전국민이 열광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14년 4월, 태릉선수촌엔 '삼총사' 중 주세혁이 홀로 남았다. 대한탁구협회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목표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 도쿄 요요기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일본 도쿄세계탁구선수권에 주세혁은 조언래(28·에쓰오일) 김민석(22·KGC인삼공사) 정영식(22·KDB대우증권) 서현덕(23·삼성생명) 등 후배들과 함께 출전한다.

격년제로 개인전-단체전으로 치러지는 세계선수권, 단체전에는 각 국가의 자존심이 걸렸다. 지난 15년간 한국탁구를 이끌어온 오상은 유승민 없이 나서는 첫 단체전, 맏형인 주세혁의 어깨는 그 어느때보다 무겁다.

2003년 파리세계선수권 남자단식 준우승으로 이름을 알렸다.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수비수다. 런던올림픽 전후로 한동안 슬럼프가 있었다. 류머티스성 희귀질환인 베체트병이 발견됐다. 지난해 컨디션 난조로 파리세계선수권에 나서지 못했다. "몸상태는 2년전부터 처지고 있는데, 협회의 기대치는 오히려 커졌다. 잘해야는데…"라며 싱긋 웃었다. 지난 2011년 로테르담세계선수권에서 국제탁구연맹(ITTF)소속 선수들이 뽑는 선수위원에 최다득표로 당선된 주세혁은 스마트하다. 냉철한 '분석가'이자 '전략가'다. 후배들과 함께 나서는 세계선수권의 의미에 대해 "오상은 -유승민-주세혁이 함께한 2004년 이후 6번의 단체전에서 단한번도 4강을 놓치지 않았다. 10살 가까이 어린 후배들과 함께 나서는 이번 단체전은 한국탁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가 고비가 될 것이다. 솔직히 과거에 비해 전력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다. 그러나 중국을 빼고는 모두 해볼 만한 상대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조직력으로 잘 버텨낸다면 향후 3~4년간 꾸준히 4강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10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우리는 한국 탁구의 미래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잘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5명 중 주장 조언래와 서현덕은 세계선수권 단체전을 직접 뛴 경험이 없다. 김민석 정영식 등도 형님들 틈새에서 백업으로 몇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세계선수권만 12번째, 단체전 6번째 출전인 '백전노장' 주세혁의 경험이 소중한 이유다. 자신의 실전 경험을 수시로 후배들에게 전수한다.

30일 남북 대결은 '빅이벤트'다. 20대 초반 후배들은 일본에서 펼쳐질 남북 대결의 의미를 모른다. "많은 경기 중 하나라고 생각하려 한다"는 후배들에게 주세혁은 "지면 난리 난다"는 직설화법으로 중요성을 주지시켰다. "예전부터 일본에서 남북대결이 펼쳐지면 조총련과 민단으로 나뉘어 응원전을 펼쳤다. 안팎에서 관심이 지대하다. 막상 그 분위기를 접하게 되면 상당히 긴장된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강조했다. 주세혁의 경계대상 1호는 '북한 에이스' 김혁봉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주세혁이 단연 우위지만, 최근 전적은 열세다. 런던올림픽, 아시안컵 등에서 2연패했다. "혁봉이가 연구를 많이 하고 나온 것같다. 나 역시 최선을 다해, 지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주세혁과 소속팀 삼성생명에서 동고동락해온 강문수 탁구대표팀 총감독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없이 제몫을 해주는 선수. 질 선수에겐 지더라도, 이길 선수에게는 무조건 이겨주는 선수"라고 단언했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의 믿음 역시 신앙에 가깝다. '오상은-주세혁-유승민' 트리오와 함께 런던올림픽에서 부둥켜안고 뜨겁게 포효했던 일은 지도자 인생 평생 잊지 못할 감격이다. 그만큼 끈끈하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세혁이와 결승에 오른 후 바닥에 쓰러져 포효하고 헹가래 치는 장면, 나는 늘 그 장면을 꿈꾼다. 세혁이가 선수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감독으로서 벤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24개국이 4개조로 나뉘어 예선 리그를 치른뒤 각조 2위팀이 토너먼트로 최강국을 가리는 이번대회에서 남자대표팀은 중국, 독일, 일본에 이어 4번 시드를 받았다. D조에서 28일 벨라루스, 29일 스페인, 30일 스웨덴, 대만, 1일 북한과 격돌한다. '레전드 깎신' 주세혁의 마지막 세계선수권 도전이 28일 시작된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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