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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셔틀콕의 영웅 하태권(40)이 실업팀 요넥스의 감독으로 발탁됐다.
하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단짝 친구 김동문(원광대 교수)과 함께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땄고, 2013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셔틀콕 스타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한 뒤 원 소속팀 삼성전기와 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수업을 받아 왔다. 예능프로그램과 해설위원 등 방송계에서도 특유의 말솜씨와 넉살로 '예능감'을 뽐내며 배드민턴 전도사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 감독의 현역 시절 대표팀과 삼성전기에서 하 감독을 가르쳤던 스승이기도 하다. 하 감독은 2005년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삼성전기 코치로 8년여간 김 감독의 후배 코치로 일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초대 코리안리그를 평정한 국내 남자 배드민턴 최강이다. 이제 하 감독은 창단 3년차의 '병아리팀'을 앞세워 스승의 아성에 도전해야 한다.
김학균 김천시청 코치(44)와 안재창 인천국제공항 스카이몬스 감독(42)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김학균 코치는 하 감독이 대표팀 맏형으로 뛰고 있을 때 대표팀 코칭스태프 막내로 동분서주했다.
나이 차이가 많지 않아서 최고참 선수와 새내기 코치로 격의 없이 선·후배의 정을 가져왔다. 안 감독은 하 감독의 국가대표 코치 선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을 치렀다. 안 감독은 13년간 인천대을 이끌다가 지난 1월 창단한 스카이몬스의 초대 사령탑으로 데뷔해 하 감독과 같은 '병아리 감독' 처지가 됐다.
그런가 하면 손승모 밀양시청 감독(35)은 남자 실업팀 감독 가운데 가장 젊고 대표팀 코치 출신에서도 막내에 속하지만 2013년 말 감독을 시작해 하 감독, 안 감독보다 감독으로는 선배다.
손 감독은 하 감독이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같은 남자단식 은메달을 획득하며 대표팀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삼성전기-김천시청-밀양시청은 전통적인 남자 배드민턴 강팀에 속하고 스카이몬스와 요넥스는 떠오르는 다크호스다. 코트 밖에서 호형호제 하는 이들 지도자가 올시즌 코트에서 세력구도를 어떻게 재편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