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의 마음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11일 광주유니버시아드 리듬체조 경기 첫날, 후프와 볼에서 나홀로 18점대를 찍으며, 중간순위 1위에 오른 손연재는 경기 직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렇게 썼다. 후프종목에서 손끝, 발끝을 뻗으며, 혼신의 힘을 다해 마무리 하는 연기사진 아래
'끝까지!!!'라고 썼다. 믹스트존에서도 들뜨지 않았다. 12일 곤봉, 리본 연기를 앞두고 긴장을 놓지 않았다. "첫날인 만큼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는 잊고 내일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가 또 한번의 역사를 썼다. 대한민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의 유니버시아드 개인종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는 12일 오후 광주여대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펼쳐진 리듬체조 개인종합 이틀째 경기, 곤봉 종목에서 18.350점, 리본 종목에서 18.050점을 받았다. 첫날 후프, 볼 종목 중간합계 36.150점와 합산한 총점 점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에이스' 안나 리자티노바가 총점 71.750점으로 은메달, '벨라루스 에이스' 멜라티나 스타니우타가 총점 70.800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날 나홀로 18점대 고득점을 찍은 손연재는 둘째날 곤봉, 리본 종목에서도 흔들림없는 연기로 1위를 굳건히 지켜냈다. 마지막 곤봉 연기는 압권이었다. 매시즌 경쾌하고 다이내믹함 속에 깜찍한 매력을 선보였던 곤봉 종목에서 손연재는 '델라댑 치가니' 레퍼토리에 맞춰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 곤봉을 머리에 얹고 걷는 리드믹스텝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탄성이 쏟아졌다. 18.350점, 최고점이 발표됐다. 금메달을 확신했다. "손연재! 손연재!" 7000여 관중들이 손연재의 이름을 한목소리로 호명했다. 손연재는 힘든 시간을 함께 버텨낸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 트레이너 송재형 원장과 뜨겁게 포옹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올해 제천아시아선수권에 이어 광주에서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안방불패'의 비결은 '끝까지'였다. '끝까지' 꼿꼿이 유지한 집중력이었다. 전종목 4종목에서 클린 연기로 18점대를 기록했고, 전종목에서 1위에 올랐다. 라이벌들은 실수했고, 손연재는 실수하지 않았다.
2년전 카잔U대회 볼 종목에서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낸 당찬 소녀는 2년만에 개인종합 정상을 밟는 드라마를 썼다. 라이벌 안나 리자티노바,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를 꺾고 전종목에서 1위로 결선에 오르며,리듬체조 사상 첫 유니버시아드 개인종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녀가 가는 길은 역사다. 13일 종목별 결선에서 사상 첫 멀티메달에 도전한다. 광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