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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용인실내체육관 주차장엔 노란색 승합차가 줄지어 서 있었다. 태권도 체육관 차량으로 연신 태권도복을 입은 선수들을 쏟아냈다. 체육관 인근 식당들도 태권도 선수와 관계자들로 만원을 이뤘다. 늦가을 비가 내린 용인시는 태권도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하는 태권도대회는 엘리트 선수가 아닌 생활체육으로 태권도를 즐기는 일반들을 위한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태권도 체육관에 다니며 운동하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기량을 테스트해보는 무대다.
겨루기 라이트웰드급 우승자 이수교군(속초중 3년)은 엘리트를 포기하고 생활체육으로 태권도를 하고 있다. 그는 "운동을 다시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다. 처음 나온 생활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서 너무 뿌듯하다. 중학교 때 엘리트 선수에 도전했다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다. 운동을 2년 정도 쉬었는데 체중이 불어 다시 체육관에 나가 태권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군은 앞으로도 태권도를 생활체육으로 계속 즐길 생각이라고 했다.
참가자들은 참가비를 내고 대회에 나가 실력을 겨룬다. 정부에서도 일정 부분 지원한다. 참가비를 내는 만큼 참가자들은 기를 쓰고 최선을 다한다.
생활체육 태권도는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건강한 삶을 원하는 '실버' 태권도인들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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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회원 이규분 할머니(83)는 나이에 비해 무척 젊어보였다. 그는 태권도를 시작한 지 올해로 8년째라고 했다. 처음엔 함께 수영을 배웠던 동료 할머니의 소개로 태권도에 발을 내밀었다. 그는 동두천에 살다 안양으로 이사를 간 후에도 1주일에 두번 태권도를 하기 위해 새벽 6시에 기상해 지하철을 2시간 탄다.
그는 "태권도가 너무 좋다. 육신에 다 좋다. 이걸 하기 전에는 무릎과 다리가 아팠는데 발차기를 하니까 다 좋아졌다"면서 "이제 수영 댄스 다 끊고 태권도만 열심히 한다. 태권도는 단을 따는 재미도 있다. 지금 2단인데 3단 시험도 봐 둔 상태"라고 했다.
동두천 실버태권도 시범단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이와 비슷한 실버 태권도단이 전국에 30개 정도 생겼다고 한다. 박제철 단장은 "같이 하고 싶다고 연락해오는 어르신들이 많다. 하지만 체육관이 좁아 더 많이 받아주지 못한다.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지금 처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용인=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