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연아!]②'여왕' 김연아, 유 영 도우미로 변신할까

기사입력 2016-01-12 18:16


KB 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제70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대회)이 10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렸다. 피겨여왕 김연아가 시상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1.10/

'여왕' 김연아(26)가 유 영(12·문원초5) 도우미로 나설까.

유 영의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나이때 김연아를 이미 뛰어넘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기량 향상에만 전념할 수 있는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연아는 최상의 도우미다.

김연아는 은퇴 후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피겨계에 여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그녀가 공을 들이는 것이 '후배 양성'이다. 김연아는 은퇴 후에도 꾸준히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선수들을 격려한다. 각 선수별로 전담 코치가 있는 관계로 점프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개입을 하지 않지만 표현력 등 예술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조언을 하고 있다. 김연아의 말 한마디는 어린 선수들에게 엄청난 선물이다. 김연아의 플레이를 보고 피겨의 꿈을 키웠다는 유 영도 "연아 언니가 태릉선수촌에 일주일에 두 번씩 왔다. 연아 언니가 인사도 잘 받아주고 격려도 해줬다. 연아 언니를 자주 보는 게 좋았다"고 털어놨다.

불모지에서 세계를 정복한 김연아는 피겨 유망주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다. 그런 연아의 노하우를 모두 습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녀와 한솥밥을 먹는 것이다. 김연아는 현재 어머니 박미희씨와 함께 설립한 올댓스포츠 소속이다. 올댓스포츠는 최근 골프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사업방향을 넓히고 있지만 주 종목은 역시 피겨다. '남자피겨의 간판' 이준형 김진서(이상 21)와 '여자 국가대표' 박소연(신목고) 김해진(과천고·이상 19) 등 다수의 유명 피겨 선수들이 소속돼 있다.

김연아는 평소 올댓스포츠 소속 후배들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노하우 전수에도 열심이다. 김연아는 "소속 후배 선수들의 안무를 위주로 봐주고 있어서 태릉에 자주 간다. 책임감이 있다. 선수들이 더 좋은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게 개인적으로 돕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김해진도 "안무 같은 경우는 '이런 식으로 하면 좀 더 예쁘게 보인다'는 등 많이 알려주시고 스핀 같은 경우도 어떻게 하면 빨리 돌아가는지 노하우같은 것을 많이 알려주신다"고 했다. 실제로 박소연은 올댓스포츠로 옮긴 후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렸다. 또 김연아가 매년 열정을 갖고 준비하는 아이스쇼에도 함께 할 수 있다. 피겨 인기가 열악한 국내에서 많은 팬들이 모이는 아이스쇼는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현재 유 영은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서 살고 있다. 어머니는 유 영을 혼자서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은 물론 훈련까지 신경쓸 부분이 한두개가 아니다. 체계적인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댓스포츠 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 하지만 유 영과 계약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김연아가 '포스트 김연아'로 떠오른 유 영의 손을 잡을지 기대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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