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신'주세혁-'닥공'이상수의 男탁구,세계선수권 銅확보!

기사입력 2016-03-04 18:32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대한민국 남자탁구대표팀이 쿠알라룸푸르 세계탁구선수권 8강에서 '난적' 포르투갈을 꺾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대표팀은 4일 오후 2시(한국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말라와티샤알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남자단체전 8강에서 포르투갈을 게임스코어 3대1로 돌려세웠다.

주세혁(36·삼성생명·세계랭킹 16위) 정영식(24·대우증권·세계랭킹 13위) 이상수(26·삼성생명·세계랭킹 19위)로 꾸려진 한국남자 대표팀은 전날 조 2-3위간 대결에서 북한을 게임스코어 3대0으로 꺾고 8강에 오른 포르투갈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백전노장' 선배 주세혁이 2경기를 잡아냈고,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준 후배 이상수, 정영식이 뒤를 받쳤다.

제1단식 '닥공' 이상수가 나섰다. 조별리그에서 일본 에이스 미즈타니 준을 이긴 조아오 몬테이로(세계랭킹 45위)를 상대로 기선을 제압했다. 역대전적은 1승1패, 2009년 일본오픈 32강에선 이상수가 4대2로 이겼고, 2014년 쿠웨이트오픈 64강에서 1대4로 졌다.1세트를 4-0으로 앞서나가더니 11-4로 가볍게 요리했다. 강력한 포어드라이브가 작렬했다. 2세트 6-6, 7-7, 8-8, 9-9, 10-10, 11-11로 팽팽한 시소게임을 이어가다 11-13로 내줬다.

3세트 초반 팽팽하던 흐름을 9-5로 가져왔다. 11-8로 이겼다. 4세트 이상수가 5-2로 앞서나가자 다급해진 포르투갈 벤치가 타임아웃을 불렀다. 5-5 타이를 허용했다. 상대 쇼트 실책으로 다시 6-5로 승기를 잡았지만 이후 포어드라이브가 네트에 걸리며 6-6, 동점을 이뤘다. 상대 테이블 모서리에 허를 찌르는 드라이브로 7-6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이후 랠리에서 상대에게 실점한 후 7-9까지 밀렸다. 영리한 코스 공략으로 9-9까지 따라잡은 이상수는 위기를 이겨내고 사이다처럼 시원한 공격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결국 12-10,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완승했다.

제2단식 각팀 에이스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깎신' 주세혁과 포르투갈 톱랭커 마르코스 프레타스(세계랭킹 11위)가 양국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었다. 역대전적은 1승1패, 2012년 브라질오픈 4강에서 주세혁이 4대2로 승리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에선 1대3으로 졌다. 리우올림픽의 해 4년만의 리턴매치에서 주세혁이 첫세트부터 상대의 드라이브를 침착하게 깎아냈다. 11-6으로 따냈다. 2세트 첫서브, 프레타스가 서브 폴트 판정을 받았다. 심판에게 격렬히 항의했다.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노련한 주세혁이 4-1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11-8로 2세트로 따냈다. 3세트 프레타스가 4-1로 앞서나갔지만 '깎신'은 흔들리지 않았다. 4-4로 추격하더니 5-4로 뒤집었다. 6-6, 7-7 상황에서 주세혁이 초구에 강력한 드라이브로 맞서 또한점을 따냈다. 8-10으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끈질긴 커트로 10-10까지 따라붙었다. 11-11, 12-12, 13-13, 듀스 대접전끝에 13-15로 3세트를 내줬다. 마지막 4세트 주세혁은 더 이상 승부를 끌고가지 않았다. 5-1, 7-2까지 앞서더니 11-3으로 경기를 끝냈다.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했다.

제3단식 정영식은 티아구 아폴로니아(세계랭킹 26위)와 맞섰다. 1세트를 5-11로 내줬다. 2세트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9-6에서 9-9, 10-10까지 추격했지만 10-12로 아쉽게 졌다. 3세트, 5-10으로 밀리던 스코어를 10-10까지 따라붙더니 11-10으로 뒤집었다. 12-10으로 따냈다. 4세트를 6-11로 내주며 아쉽게 패했지만 정영식의 포기를 모르는 분투는 인상적이었다.

제4단식 다시 '맏형' 주세혁에게 바통이 넘어갔다. 주세혁과 몬테이로가 맞붙었다. 첫세트 7-1까지 앞서가며 기선을 제압했다. 11-5로 이겼다. 2, 3세트를 피말리는 듀스게임끝에 10-12, 12-14로 내줬다. 4세트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7-7에서 4점을 잇달아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11-7로 세트스코어 2-2,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 주세혁이 5-6으로 밀리던 상황, 랠리를 이겨내며 2포인트를 잡아냈다. 7-6으로 뒤집었다. 매 포인트,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가 이어졌다. 결국 11-9로 따내며 게임스코어 3대1, 짜릿한 승리를 마무리했다. 주세혁은 역시 에이스였다. 나홀로 승점 2점을 책임지며 4강행을 이끌었다.


남자탁구 대표팀은 2012년 독일 도르트문트 세계선수권 이후 4년만에 4강 탈환에 성공했다. 2년전 '세대교체' 직후 치러진 첫 세계선수권인 2014년 도쿄대회에서의 '8강 탈락' 아픔을 떨쳤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을 합작한 오상은, 유승민 등 걸출한 형님들이 은퇴한 후 정영식, 이상수, 정상은, 장우진 등 후배들은 선배들의 4강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뜨거운 땀을 흘려왔다. 주세혁은 런던올림픽 멤버중 유일한 국가대표로 남아 '징검다리' 역할을 자임했다. '띠동갑' 후배들과 태릉에서 동고동락하며, 단체전에서 위기 때마다 든든한 에이스 역할을 자임했다. 태릉에서 훈련량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상수 정영식 등 성실한 후배들이 제몫을 해냈다. '월드클래스' 맏형 주세혁과 열정적인 후배들이 함께 빚어낸 첫 세계선수권 동메달은 값졌다. 리우올림픽의 해, 최강의 팀워크로 선후배가 함께 메달을 합작했다. 성공적인 세대교체, 한국 탁구의 장밋빛 희망을 쏘아올렸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이날 오후 5시30분, 중국-스웨덴전의 8강전 승자와 5일, 4강에서 격돌한다.
쿠알라룸푸르=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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