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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챔피언' 이상화는 지난 시즌에도 어김없이 정상을 유지했다. 절대 체력과 파워, 스피드, 집중력을 요하는 단거리 빙속선수가 갖은 10년 넘게 정상을 지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련과 부상을 딛고 이뤄낸 성과라 더욱 값졌다. 지난 2월 국제빙상연맹(ISU)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세계선수권 주종목인 여자 500m에서 라이벌 장훙(중국)을 꺾고 기어이 세계 정상을 되찾은 후 시즌 종료를 선언했다. 월드컵 6대회 중 2대회를 뛰지 않은 상황임에도, 4개의 금메달을 거머쥐며 세계랭킹 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상화는 씩씩했다. "무릎 부상을 알게 됐을 때는 이대로 끝나는 것 아닐까 하는 막막함도 있었다. 재활을 병행하며 하다 보니 괜찮더라"며 웃어보였다. "솔직히 아프긴 많이 아프다. 그러나 세상에 안아픈 선수는 없다. 다른 선수들도 다 아프다. 그 정도 부상쯤은 누구나 다 있다. 신경쓰지 않고 운동하려고 한다."
이상화는 낯가림이 있지만, 일단 마음을 열면 속정 깊고 의리 있고 화통한 여자다. 리우올림픽 4회 연속 출전 위업을 이룬 '땅콩 펜서' 남현희(35)와도 절친하다. "현희언니와는 치료실 친구다. 언니도 무릎이 안좋은데 태릉선수촌 치료실에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졌다"며 웃었다. 동병상련 자매애가 싹텄다. 후배의 부상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남현희는 "상화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상화는 "내가 아픈 건 언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언니는 아기도 있고, 나이도 나보다 많은데… 언니는 대단하다. 내가 우러러본다고, 언니가 나보다 훨씬 더 대단하다고 전해달라"고 화답했다.
밴쿠버, 소치에서 올림픽 2연패를 이룬 철녀, 이상화의 시선 역시 2년 후 평창을 향해 있다. 올림픽 3연패의 역사에 도전한다. 무릎에 차오르는 물을 빼가며, 수술을 미루고 혼신의 힘을 다해 훈련과 재활을 이어가는 이유다. '평창 3연패'에 대해 이상화는 말을 아꼈다. "태극마크를 달고 우리나라에서 하는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설령 금메달을 못따더라도 우리나라에서 하는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쁠 것같다"고 했다. 욕심을 애써 감췄지만 '평창 3연패' 후 스포츠조선 코카콜라체육대상 시상식에서 다시 만나자는 제안엔 화통하게 응답했다. "네! 꼭 그렇게 하도록 노력할게요."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