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핸드볼 소집, 해병대 문 두드린 까닭은?

기사입력 2016-03-28 14:48



리우 금빛 질주를 노리는 태극낭자들이 해병대의 문을 노크했다.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25명의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4박 5일간 경북 포항의 해병대 교육단에 입소해 훈련한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임 감독과 새롭게 가세한 임규하 골키퍼 코치 등 코칭스태프 전원이 참가해 '원팀' 만들기에 나선다. 의례적인 교육이 아니다. PT체조부터 제식훈련, 행군, 구보, 상륙후련 및 유격훈련까지 체험하는 제대로 된 훈련을 받는다. 2016년 리우올림픽 본선 활약을 위해 일분 일초가 아까운 시기에 선수들이 체육관이 아닌 해병대 교육단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여자 핸드볼은 세계 수준의 실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최강'은 아니다. 지난 2003년 크로아티아대회 3위 이후 13년 간 8강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뛰어난 체격과 인프라 속에 실력을 키운 전통의 강호 덴마크, 노르웨이, 프랑스에 장신을 앞세운 네덜란드, 러시아, 브라질 등이 득세하면서 한국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의 성과를 낼 때마다 '기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이번 리우올림픽에서도 한국은 메달권 진입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유럽세 뿐만 아니라 홈팀 브라질까지 누구하나 쉽게 볼 수 없는 상대들이다.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임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원팀 만들기'다. 어려운 훈련 과정을 극복하면서 끈끈한 조직력을 다지고 정신력까지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임 감독은 "12개 본선 진출국 중 8개국이 유럽국가다. 남미에서 열리는 만큼 개최국 브라질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라며 "핸드볼 강호가 즐비한 올림픽 무대는 언제나 긴장될 수 밖에 없지만 대한민국 여자핸드볼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한다면 최고의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훈련을 마친 여자 대표팀은 4월 말 유럽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6월 한-일슈퍼매치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메달권 진입을 위해 브라질 현지 적응훈련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여자 핸드볼대표팀 소집명단(25명)

GK=오영란(인천시청) 박미라(삼척시청) 주 희(서울시청) 손민지(SK)


LB=김진이(대구시청) 심해인 한미슬(이상 삼척시청) 김은경(부산시설관리공단)

CB=김온아 이효진(이상 SK) 송혜림 권한나(이상 서울시청) 정지해(삼척시청)

RB=류은희(인천시청) 유소정(SK) 박준희(부산시설관리공단)

LW=최수민(서울시청)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 신은주(인천시청)

RW=우선희(삼척시청) 정유라(대구시청) 김선화(SK)

PV=유현지(삼척시청) 남영신(부산시설관리공단) 원선필(인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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