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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박태환(27)의 자리는 여전히 '1위'였다.
이번 기록은 전성기 시절엔 못 미친다. 하지만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4위에 올랐을 때(15분12초15)보다도 빨랐다. '리우올림픽 기준기록 A'인 15분14초77도 손쉽게 통과했다. 올해 아시아 시즌 기록에선 4위에 해당한다.
박태환의 레이스는 말그대로 '독주'였고,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레이스 초반엔 페이스를 조절하다 서서히 속도를 끌어올렸다. 경쟁자들과 격차도 점점 벌렸다. 후반부엔 경쟁자가 없다시피 할 정도로 크게 앞서 나갔다.
경기장은 박태환을 응원하는 팬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팬들은 응원 문구를 써넣은 손팻말을 흔들며 소리높여 "박태환 화이팅"을 외쳤다. 박태환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염원하는 플래카드가 경기장 밖에 내걸리기도 했다. 박태환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중석 팬들의 환호성이 뒤따랐다.
자유형 4개 종목에 참가신청을 낸 박태환은 26일 200m, 27일 400m, 28일 100m 경기에 차례로 나선다. 주종목은 400m다. 1500m는 일종의 몸풀기인 셈이다. 박태환을 지도했던 노민상 감독은 경기 전 만난 자리에서 "박태환의 1500m 기록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박태환은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남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박태환이 1500m 우승을 시작으로 참가 종목을 모두 휩쓸며 대회 4관왕을 달성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이 착실하게 준비를 해왔으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며 "1500m보다 주종목인 400m와 200m에서 좋은 기록을 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태환의 리우올림픽 출전길은 여전히 막혀 있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받은 선수자격 정지 18개월 징계는 지난 3월 2일 풀렸지만,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에 발이 묶여 있다. 현행 규정은 '도핑 선수는 징계 만료 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이 규정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금지한 '이중처벌'에 해당한다는 지적에도 개정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다.
박태환의 성공적인 복귀와 함께 여론의 추이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주종목까지 독보적인 기록을 달성한다면 '박태환 구제론'이 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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