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우생순' 도전 임영철호 출사표, '목표는 金'

기사입력 2016-06-23 15:10



"지난 4차례 올림픽 중 가장 힘든 구성이다."

핸드볼 여자대표팀 사령탑인 임영철 감독(56)의 솔직한 고백이다.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한국 여자 핸드볼은 위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쓴 '우생순' 신화의 빛은 유럽의 거센 도전 속에 가린 지 오래다. 세계선수권에서 잇달아 8강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고전이 거듭되고 있다. '언니들'로 대변되던 여자 핸드볼도 세대 교체의 바람을 거스를 순 없었다. 이를 통해 김온아(28) 유소정(20·이상 SK) 류은희(26·인천시청) 권한나(27·서울시청) 등 '젊은 피'들이 주축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체격을 앞세운 유럽세 속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예선에서 압도적 실력으로 우승하면서 리우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하지만 본선은 또다른 무대다. 리우올림픽 여자 핸드볼은 12팀이 6팀씩 2개조로 나뉘어 각조 1~4위가 8강 토너먼트를 갖는 방식으로 메달 주인을 가린다. 한국은 네덜란드, 러시아, 스웨덴, 프랑스, 아르헨티나와 함께 조별리그 B조에 속했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신흥강호'다. 러시아는 리우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스웨덴은 덴마크, 노르웨이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춘 팀이다. 한국의 1차 목표는 조 4위 안에 들어 8강행 티켓을 잡는 것이다.

임 감독은 "5월 중순부터 한 달간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본선에 대비했다. 현재 팀의 완성도는 70% 정도"라며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정신 무장은 잘 되어 있다. 조직력과 성실성이 가미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히든카드는 '언니들'이다. 임 감독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인천시청에서 골키퍼 플레잉코치를 맡고 있는 오영란(44)과 지난해 딸을 출산한 뒤 복귀한 라이트윙 우선희(38·삼척시청)를 불러 들였다. 선수로는 환갑이 지난 이들을 다시 부른데는 고민이 숨어 있었다. "팀에 기둥이 필요했다. 두 선수가 풀타임을 소화하진 못하더라도 중심을 잡아준다면 젊은 선수들이 돌격대장 역할을 해줄 것이다." 오영란은 "오랜만에 대표팀에 왔는데 훈련이 쉽진 않았다. 처음엔 (훈련 때문에) 몸이 많이 아팠다. 그래도 아직까진 쓸만하다"고 웃으며 "선수들과 나이차는 많지만 서로 이해하려 노력 중이다. 내 몫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우선희는 "딸아이에게 엄마의 자랑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첫 경기서 무릎을 다쳐 아웃됐던 센터백 김온아는 "언니들이 합류한 뒤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표한 뒤 "앞선 두 차례 올림픽과 달리 이젠 팀의 중심이 되어 이번 대회가 더 특별하다. 부상 당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 어떠한 훈련이라도 이겨내고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영철호는 25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일본과 한-일정기전을 가진 뒤 리우올림픽에 나설 최종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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