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데뷔 5년차 최용구 조교사, 100승 달성

기사입력 2016-06-23 21:16


100승을 달성한 최용구 조교사.

오는 7월 1일이면 만으로 데뷔 5년차를 맞이하는 최용구 조교사가 지난 18일, 감격스런 100승을 달성했다. 지난달 29일, '장산라이언'을 통해 99승을 달성한지 20일만이다.

"여러모로 기대가 컸던 게 사실이다." 최 조교사는 지난 18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 국산 5등급 1400m 경주를 떠올리며 짧지만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해당 경주에서 '장산시티(한국·거·3세·레이팅 39)'는 유승완 기수와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갈랐다. 경주초반에는 '웰빙스토리'에게 주도권을 내주며 그 뒤를 바짝 쫓는 양상이었지만, 직전주로에 들어서자 특유의 추입능력이 빛을 발했다. 결승선을 400m 남긴 시점에서 처음으로 선두에 나선 뒤 점차 거리를 벌려 3마신차 승리를 거머쥐었다. 최 조교사가 "올해 눈여겨보고 있는 신예마"라며 자신 있게 말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무대였다.

100승 달성 소감을 묻자 최 조교사는 가장 먼저 유승완 기수에게 감사를 전했다. 최 조교사는 "경주에 출전하기 전 유승완 기수가 '최대한 열심히 타서 100승을 끊도록 하겠다'고 했다"며 "왠지 100승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사실 최 조교사는 스타기수들과 인연이 깊다. 최근 한 달 동안 거머쥔 4승도 모두 유승완 기수와 문세영 기수의 합작이었다. 이에 대해 최 조교사는 "조교사가 되기 전부터 문세영, 유승완 등 상위 클래스 기수들과 친분이 두터웠다"며 "조교사로 데뷔하자마자 우리 경주마를 잘 타주고 있어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기수와 경주마들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최 조교사는 승률 13.6%를 기록 중이다. 좋은 성적이지만, 최 조교사만을 놓고 보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승률인 것 또한 사실이다. 데뷔년도를 제외하면 지난해까지 최 조교사의 승률은 매년 16%를 넘었다. 최 조교사는 "승률과 복승률만 놓고 보면 매년 서울에서 두 손가락 안에 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지난해부터 신마(新馬)수급이 탐탁지 않아 상대적으로 성적이 저조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정이 그런 만큼 올해 목표 또한 최대한 많은 경주마를 끌어오는 것이다. 그는 "말이 있어야 성적도 나는 것"이라며 "올해는 마주나 마필수급을 최대 목표로 잡고 있다"고 했다.

최 조교사는 당초 관리사로 시작해 조교승인, 조교보 등을 거쳐 조교사가 됐다. 약 25년의 세월이다. 그는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온 결과"라며 "이를 위해 매순간 책을 놓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또한 "당시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올해도 다시 한 번 조교사를 개업한다는 심정으로 마방을 운영 중"이라며 "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마방 식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최 조교사가 현재 가장 애착을 가지고 돌보고 있는 경주마는 '삼정불패'다. 최하등급에서 시작해 1등급이 되기까지 정성스레 키운 경주마로, 덕분에 마주로부터 좋은 말들을 위탁받을 수 있었다. 그는 "지금은 좋은 성적을 못 내고 있지만 성적에 상관없이 현재의 내가 있게 해준 말"이라고 했다.

끝으로 자신을 응원해주는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공부할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내조해준 집사람에 대한 고마움이 가장 크다"며 "믿고 응원해주시는 마주, 경마팬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마움과 포부를 함께 전했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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