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파아메리카]하늘 도운 칠레-칼 가는 아르헨 '1년만의 리턴매치'

기사입력 2016-06-23 21:16


ⓒAFPBBNews = News1

이제 한판 남았다. 100주년 코파아메리카를 품을 최후의 주인공 2팀이 남았다.

칠레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시카고 솔져필드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16년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준결승에서 2대0으로 이겼다. 칠레는 전반 7분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호세 푸엔살리다가 오른 측면을 무너뜨리며 올려준 볼이 상대 수비에 막혔고, 카를레스 아랑기스가 이를 밀어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4분만에 추가골이 터졌다. 알렉시스 산체스가 돌파하며 오른발 슈팅한 것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쇄도하던 푸엔살리다가 밀어넣으며 2-0을 만들었다. 전반 종료 후 변수가 생겼다. 전반만 해도 맑았던 시카고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장대비가 쏟아졌다. 경기를 재개할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2시간30분을 기다린 끝에 후반이 시작됐다. 이 변수는 칠레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후반 콜롬비아의 맹공이 이어졌지만 체력을 회복한 칠레는 견고한 수비로 맞섰다. 여기에 칠레는 후반 12분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숫적 우위까지 점했다. 하늘의 도움까지 등에 업은 칠레는 기분좋게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칠레의 결승상대는 아르헨티나다. 두 팀은 1년 전 열린 지난 대회에서도 결승에서 맞붙었다. 당시 결승에서는 양팀이 120분 혈투 끝에 0-0으로 비긴 뒤 칠레가 승부차기에서 4-1로 승리해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앞서 있다. 아르헨티나는 강호들이 힘을 쓰지 못한 이번 대회에서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막강 공격력으로 매경기 압도적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성인대표팀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리는 리오넬 메시의 발끝이 매섭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와 달리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지던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그의 A대표팀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4강전까지 5골-4도움을 올렸다. 아르헨티나가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18골의 절반을 책임졌다. 22일 미국과의 4강전에서는 가브리엘 바티스투타(54골)가 갖고 있던 아르헨티나 A매치 최다골 기록을 55골로 새로 썼다.

하지만 칠레도 만만치 않다.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에 1대2로 패하는 등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보이지 못했다. 볼리비아와 파나마를 넘어 8강에 올랐지만 칠레에 기대를 거는 팬은 많지 않았다. 주축들이 노장 반열에 오르며 칠레 특유의 역동적인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8강전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은 멕시코를 무려 7대0으로 제압했다. 상대의 실책이 겹쳤지만 가장 좋았던 칠레의 모습 그대로 였다. 바르가스는 멕시코전에서만 4골을 터뜨리며 6골로 득점 선두에 올랐다. 상승세를 탄 칠레는 까다로운 콜롬비아를 상대로도 초반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결승까지 올랐다.

칼을 갈고 있는 아르헨티나와 하늘 마저 돕고 있는 칠레의 마지막 승부는 27일 오전 9시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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