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떠난 FC서울, 포항 원정은 비상체제

기사입력 2016-06-23 21:16



최용수 감독이 떠났다. 황선홍 감독도 없다.

단 1경기가 비상체제로 운영된다. FC서울은 25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를 치른다.

K리그를 떠나 장쑤 쑤닝의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22일 안산 무궁화의 FA컵 16강전(2대1 승)을 끝으로 서울과 작별했다. 최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은 황 감독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남FC와의 홈경기에서 서울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다. 그는 지난해 11월 29일 공교롭게도 서울을 적으로 상대한 직후 포항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재충전을 위해 쉼표를 선택했다. 7개월 만의 K리그 복귀다.

감독 교체 과정에서 공백 경기가 생겼다. 바로 25일 포항 원정이다. 황 감독의 친정팀이다. '친정' 포항과의 일전은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없다. 그는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유로 2016을 관전하다 서울의 러브콜을 받았다. 제의를 수락한 후 일정을 변경하고 또 변경한 끝에 24일 새벽 귀국했다. 선수단과의 상견례도 못해 포항전은 현장이 아닌 TV로 지켜볼 예정이다.

감독이 벤치에 앉을 수 없는 비상 상황이다. 그래도 서울은 달려야 한다. 포항 원정은 김성재 수석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는다.

서울은 현재 전북(승점 31·8승7무)에 이어 2위(승점 30·9승3무3패)를 달리고 있다. 승점 1점 차다. 희비가 엇갈릴 경우 언제든지 선두를 탈환할 수 있다. 하지만 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래도 봐야 한다. 18일 수원 삼성과의 슈퍼매치에서 1대1로 비겨 3위 제주(승점 26·8승2무5패)가 다시 바짝 추격했다. 제주와의 승점 차는 4점이다.

포항에는 되돌려줘야 할 아픔도 있다. 서울은 지난 4월30일 올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수원과 1대1로 비긴 후 5월8일 포항과의 홈경기에서 1대3으로 패했다. 이번에는 원정에서 패전의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

환경도 달라졌다. 최 감독은 고별기자회견에서 황 감독을 향해 "인수인계 과정에서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줄 생각이다. 선수 구성도 간섭할 생각"이라며 웃었다. 황 감독은 급진적인 변화가 아닌 점진적인 변화로 연착륙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다만 선수들은 다르다. 첫 인상이 중요하다. 신임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선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 사력을 다해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눈밖에 날 경우 공든탑이 무너질 수 있다. 최 감독이 가고, 황 감독이 왔다. 황 감독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새로운 팀, FC서울이 주는 무게는 상당하다. 서울의 무게에 걸맞는 좋은 축구를 팬들께 보여드려야 한다. 기대만큼 부담되는 게 사실이지만 책임감을 갖고 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의 2016 시즌이 새롭게 시작됐다. 포항전은 시험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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