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꺾은 샘 퀘리의 깜짝반란, 몰래 웃은 휠라

기사입력 2016-07-11 15:01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를 꺾으며 파란의 주인공이 된 샘 퀘리. 사진제공=휠라

지난 10일 막을 내린 2016 윔블던 대회. 3년만에 우승을 차지한 '세계 2위' 앤디 머레이와 윔블던에서 7번째 우승컵을 거머쥔 세레나 윌리엄스가 영광의 남녀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 진정한 화제의 중심은 따로 있었다.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의 윔블던 3연패를 저지한 샘 퀘리였다. 당초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 제패로 이미 막이 오른 '조코비치 시대'에 방점을 찍을 참이었다. 하지만 남자 단식 3회전에서 생각지도 못한 복병을 만났다. 세계 랭킹 41위 샘 퀘리의 깜짝 반란. 그는 3회전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었다. 단연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언더독' 샘 퀘리의 파란은 8강에서 중단됐지만, 골리앗을 꺾은 다윗에 대한 팬들의 환호는 충분히 뜨거웠다.

예상치 못했던 윔블던 깜짝 스타 퀘리에게 쏟아진 관심 뒤에서 함박웃음을 지은 업체가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 지난 2014년부터 샘 퀘리를 공식 후원하고 있는 업체다. 샘 퀘리가 연출한 짜릿한 드라마의 순간을 함께하며 지구촌 방방곡곡에 자사 브랜드가 노출되는 뜻밖의 횡재 속에 표정관리를 해야 했다.

휠라가 거둔 '의문의 1승'은 샘 퀘리 뿐이 아니었다. 지난 10일 열린 여자 복식에도 휠라가 후원하는 야로슬라바 시베도바와 티메아 바보스가 결승에 진출했다. 이 복식조는 윌리엄스 자매에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에게 패기와 끈기로 맞서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들이 착용한 휠라 로고가 자연스레 전파를 탄 것은 물론이었다.

후원 선수들의 약진 속에 휠라는 방송과 SNS 등을 통해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렸다. 실제 이번 대회에서 이 선수들이 착용한 제품에 대한 해외 소비자 반응도 뜨거워 휠라 USA에는 샘 퀘리가 착용했던 경기복과 테니스화에 대한 문의가 급증했다.

이번 윔블던 대회에서 얻은 휠라의 횡재는 우연이 아니다. 오랜 시간 테니스를 후원해온 역사를 들여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휠라는 1970년대 윔블던을 연속 제패했던 스웨덴 출신 테니스 스타 비외른 보리에게 의류를 후원했다. 당시 개념조차 낯설었던 '스포츠 마케팅'의 효시를 일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2년 은퇴한 테니스의 여제 킴 클리스터스의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하며 테니스를 브랜드 대표 종목으로 후원해왔다.

휠라의 테니스 사랑은 '현재 진행형'이다. 휠라는 안드레아스 세피, 드미트리 툴스노프, 얀코 티프사레비치 등 해외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 2003년부터 김영석 등이 소속된 한솔제지 선수단을 지원하고 있다. 선수 뿐 아니다. 테니스 동호인을 위한 '원 포인트 레슨'을 실시하는 등 국내 테니스 저변 확대와 동호회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휠라 관계자는 "승패나 성적을 떠나 특히 샘 퀘리와 여자 복식팀 선수들이 펼친 드라마 같은 활약은 도전과 열정을 지닌 브랜드 정신에도 부합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도 테니스를 비롯, 다양한 종목의 국내외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크고 작은 지원을 확대, 진정한 스포츠 정신으로 일군 감동의 순간을 함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여자복식 결승에 진출한 야로슬라바 시베도바와 티메아 바보스. 사진제공=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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