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함상명 "즐기려고 온 대회, 실력에서 졌다"

기사입력 2016-08-15 06:57


복싱의 함상명 선수가 1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6관에서 열린 밴텀급(56㎏) 32강전에서 빅터 로드리게스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2016.8.11/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k

함상명(21·용인대)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함상명은 15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트로 파빌리온6에서 열린 장지아웨이(중국)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 복싱 벤텀급(56kg) 16강에서 0대3(27-30 27-30 27-30)으로 패했다.

함상명은 32강에서 빅터 로드리게스(베네수엘라)에 2대1 판정승을 거두면서 16강에 올랐다. 함상명은 장지아웨이를 맞아 물러섬 없는 경기를 펼쳤다. 자신감이 있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서 맞붙은 적이 있었다. 당시 함상명이 장지아웨이를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날 1라운드부터 고전을 했다. 함상명은 심판 전원 일치 9-10 판정으로 1라운드를 내줬다. 함상명은 이어진 2라운드에서도 장지아웨이에 판정에서 밀렸다. 역시 심판 전원 일치였다. 스코어는 9-10. 1라운드와 같았다. 반전은 없었다. 3라운드에서도 심판 전원 9-10 판정이었다.

그의 도전은 여기까지였다. 그는 "즐기려고 온 대회다. 졌기에 아쉽지만 큰 대회에서 싸운 것만으로 기쁘다. 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른 종목도 많다. 나도 남은 대회 기간을 즐길 테니 팬들도 선수들을 응원해줬으면 한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함상명은 한국 복싱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당초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지만 같은 체급의 아르헨티나 선수가 포기한 덕분에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리우행을 확정했다. 그래서 준비할 시간도 짧았다. 그는 "짧았지만 그건 변명에 불과하다. 실력에서 졌다. 한계 이상으로 노력했다. 그런데 상대가 괴물이 됐다. 챔피언답게 실력이 좋았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실력을 끌어올려 다른 대회에서 싸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장자웨이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 후 국제복싱협회(AIBA)가 창설한 프로리그인 APB에서 밴텀급 챔피언에 올랐다. 관록이 붙었다.

그는 경기 후 관중석을 향해 큰 절을 했다. "지고 내려왔는데 응원을 해주신 분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다. 링에서도 그분들의 응원이 들렸다. 한국 응원단이 브라질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데 응원소리는 압도했다."

하지만 한국 복싱은 암흑기다. 1948년 첫 올림픽 참가 이후 역대 최소 인원인 한 명이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노메달에 그친 것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16년 만이다. 한국 복싱은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 2개, 2008년 베이징에서 동메달 1개, 2012년 런던에서 은메달 1개를 따냈다.


국내 유일한 선수로 부담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비인기 종목이다. 응원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응원에 감동을 받았고, 더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첫 경기부터 즐기면서 하려고 했다. 어디까지 부딪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내 복싱은 원래 즐기면서 하는 것이다.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4년 후를 다시 기약했다. 함상명은 "도쿄올림픽에 영광의 기회가 오면 감사한 마음으로 출전하겠다"고 덧붙였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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