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박새영 드래프트 1순위 영예, 女핸드볼 최고 기대주 '우뚝'

기사입력 2016-11-10 16:34



그간 여자 핸드볼 드래프트는 '고교 전성시대'였다.

실업팀 대부분이 '될성 부른 떡잎'에게 몰렸다. 고교 무대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쳐온 선수들이 어김없이 1라운드 지명을 받으면서 부러움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대학생 언니'들이 설 자리는 많지 않았다. 20대 초반 이미 실업팀의 기둥이 되는 게 일반적인 여자 핸드볼 풍토상 대학 졸업 예정자들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지명이라는 결과를 내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달랐다. 2017년 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의 영광은 경남개발공사의 지명을 받은 한체대 졸업 예정자 박새영(22)에게 돌아갔다. 쟁쟁한 고교생 후배들과의 경쟁, 골키퍼라는 특수 포지션 등을 감안하면 박새영이 1라운드 1순위 타이틀을 가져간 것은 이변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가능초-의정부여중-의정부여고를 거쳐 한체대에 진학한 박새영은 청소년대표(18세 이하), 주니어대표(20세 이하)를 거쳐 성인 대표팀까지 이름을 올렸던 선수다. 동기생들이 실업무대 진출을 택한 것과 달리 박새영은 대학 진학을 택하며 '공부하는 선수'로 제2의 도약을 택했고 드래프트에서 결실을 맺었다. 박새영은 최대 5년 계약 및 7000만원(5년 계약 기준)의 계약금을 받게 됐다.

박새영은 "1라운드 1순위 지명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기쁘고 자부심을 느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사실 고교 졸업 후 실업팀 입단과 대학 진학 사이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남들보다 실업팀 입단이 뒤쳐지는 부분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며 "하지만 걱정이 있었기에 4년 동안 더욱 노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멀리 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박새영을 지목한 경남개발공사는 여자부 최약체다. 2016년 핸드볼코리아리그 21경기서 무승(1무20패)에 그치며 꼴찌의 멍에를 썼다. 골문을 책임지는 박새영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박새영은 "팀 전력의 강약보다는 내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우선"이라며 "대학을 거쳐 온 만큼 고교 신인보다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해야 할 것 같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오영란 코치처럼 오랜 기간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코트에서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드래프트에선 19명 만이 참가해 지난해(35명)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16명이 지명돼 역대 최다인 84.2%의 지명율을 기록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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