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대한승마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비롯해 규정 위반 등 관련자의 징계를 요구하고 감사 결과는 특검에 제출키로 결정했다.
이번 승마협회 감사는 지난달 23일부터 7일까지 15일 동안 진행됐다. 승마협회의 국가대표 선발 과정상의 관계 규정 위반, 정유라의 국가대표 훈련 내용 허위 여부, 2014년 전국체전 승마경기 장소 변경 등의 사항에 대해서 실시했다. 감사 결과 승마협회는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선발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발전과 관련해서는 심판정보가 유출됐다. 승마협회는 2014년 6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발전 심판 선정을 의결한 제3차 이사회 내용에 대해 선발전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보안각서를 작성하고 보안을 유지토록 결의했으나 심판 섭외를 담당한 담당자와 심판이사는 보안각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발전 심판정보(국적)를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승마협회 내 직원에게 내부 유출했음을 확인했다.
정유라에 대한 국가대표훈련보고서도 부실하거나 허위로 제출됐다. 2014년과 2015년 정유라에 대한 국가대표훈련보고서는 체육회 국가대표훈련관리지침을 준수해야 하나 이를 위반했다. 제출기한 초과, 훈련장소·책임자 등 주요 내용 누락, 선수서명 불일치 등 허위 내용으로 부실하게 제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문체부는 체육회를 통해 정유라의 국가대표훈련보고서를 실제 훈련한 내용에 따라 다시 제출하도록 했다. 만약 증빙이 안 되거나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 국가대표훈련비를 환수하고 징계토록 요구했다.
또한 '대한승마협회 중장기로드맵'은 2015년 6월 승마협회 김모 전무가 지시해 박모 전(前) 전무로부터 초안을 받아 승마협회가 검토하고 이후 마사회 승마진흥원의 보고서를 받아 보완해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나아가 승마협회는 중장기로드맵에 따라 선수 추천, 박모 마사회 감독의 독일 파견 등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했다.
문체부 측은 '1단계에 최대 505억원의 후원 예산이 수반되는 승마협회의 중장기로드맵은 계획의 타당성과 추진 방식, 계획 자체에 대해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사항이었다. 그러나 승마협회 김모 전무 등 일부 임원은 중장기로드맵을 승마협회 이사회에서 논의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승마협회가 정유라를 위해 허위문서를 생산하고 백지 봉사활동확인서 발급했다'고 전했다. 2013년 3월 31일 승마협회가 청담고로 발송한 국가대표선수 시간 할애 요청은 국가대표 합동훈련(2014. 3.24.~6.30.)을 이유로 생산됐으나 실제는 상사의 지시로, 담당자가 국가대표합동훈련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허위로 문서를 생산해 발급한 것이었다. 승마협회 김모 전무는 봉사활동 내역과 시간을 기술하지 않는 백지 봉사활동확인서를 발급토록 지시해 정유라가 5건, 40시간의 봉사활동 실적을 인정받았음이 확인했다.
문체부는 이번 승마협회 특정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정 위반, 허위문서 발급 등을 한 관련자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특정감사 결과 자료는 특검에 제출해 특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다.
이 밖에 문체부는 이번 감사 결과의 후속조치와 함께 체육특기자 입학 비리가 확인된 정유라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도록 대한체육회에 요청할 계획이다. 문체부의 이 같은 요청은 교육부의 이화여대에 대한 감사 결과, 정유라의 체육특기자 입시 특혜가 확인되고 현재 이화여대에서 입학취소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내려진 조치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