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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8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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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상상도 했다. '서로가 종목을 바꿨다면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 것 같냐'는 질문을 던졌다. 진종오는 당당했다. 그는 "내가 양궁 선수를 했다면 국가대표까진 했을 것 같다. 한국에 양궁을 잘하는 사람이 많지만 내가 워낙 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열심히 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장혜진은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내가 사격을 했다면 잘하지 못했을 것 같다. 성격이 급하기도 급하지만 집중을 오래 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이어 "리우에서도 바람을 잘 이용해야 했다. 꾀를 부려서 쐈는데 사격은 외부요인이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그러자 진종오는 오빠답게 장혜진의 기를 살려준다. "사격에도 실외 종목이 많다. 또 양궁과 사격은 비슷한 점이 많다. 양궁애서 금메달을 땄는데 사격을 했다고 해서 못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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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되던 인터뷰 중간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에 대한 얘기를 하다 갑자기 대화의 주제가 장혜진의 남자친구 유무와 결혼 계획으로 전환됐다. '4년 안에 결혼하게 된다면 도쿄올림픽을 포기하겠냐'는 질문에 장혜진은 "결혼을 해도 자기관리만 잘하면 선수생활에는 지장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진종오가 "혜진아, 언제 결혼하니?"라며 돌직구를 던진다. 당황한 표정의 장혜진은 "결혼 적령기다 보니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온다. 그런데 정작 남자친구도 없다"며 손사래를 친다.
'리우', 장혜진과 진종오에게는 생각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단어다. 그래서 '다시 리우에 가고 싶냐'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진종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한 번쯤 다시 가보고 싶다. 경기만 하느라 브라질이란 곳을 너무 사업차 다녀온 느낌이다.(웃음) 좀 즐기고 싶기도 하다. 금메달 딴 장소에 가서 당시 짜릿함을 회상하고 싶다"고 했다. 장혜진은 진종오와 반대다. 그녀는 "다시 활을 쏘러 간다면 가겠지만 놀러가는 건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양궁장 근처가 워낙 위험했다. 다시 한 번 올림픽을 재현한다고 하면 리우에서 활을 멋지게 쏘고 싶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2016년을 최고의 한해로 만든 '리우 남매'의 유쾌한 수다. 정유년 새해도 좋은 기운으로 가득 채워줄 스포츠 영웅들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