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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의 싸움은 1대 100의 싸움이지만, 지고 싶은 마음은 단 1도 없다."
안재형 여자탁구대표팀 신임 감독의 취임 일성이다. 대한탁구협회는 9일 2017년 중국 우시아시아선수권과 뒤셀도르프세계선수권을 준비할 새로운 코칭스태프 라인업을 발표했다. 김택수 미래에셋대우 총감독을 남자대표팀 감독으로, 안재형 리우올림픽대표팀 남자대표팀 감독을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안 감독은 "정말 힘든 일을 맡게 됐다"고 했다. "객관적으로 여자팀이 남자팀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남자는 4강에 근접해 있지만 여자는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그 어려운 일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중국인 코치 영입' 때문이다. "실업팀 지도자들의 의견이 중국코치를 영입하자는 데 모아졌다. 침체된 여자탁구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중국코치의 힘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제가 도움을 주는 게 좋지 않나 생각했다"고 했다. "우리 시스템이나 언어, 문화, 선수들의 성향이 파악 안된 상황에서 중국 지도자가 올 경우 적응이 쉽지 않을 것같았다. 우리 선수들이 중국 코치로부터 새 기술을 최대한 끄집어낼 수 있도록 서포트하고 잘 이끌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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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에는 김경아 서효원 등 수비수가 2명이다. 추천이 아닌 선발전에서 수비수 2명이 뽑힌 것은 처음이다. 안 감독은 "그만큼 공격선수들이 수비수를 다루는 데 능숙하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공격선수들이 수비를 다루는 기량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평가했다. 태릉에 컴백한 '맏언니 깎신' 김경아에 대한 찬사와 기대도 빼놓지 않았다. "김경아 선수는 정말 대단하다. 기량은 물론 자기관리, 체력 모든 것을 갖췄다. 전성기 때보다 더 여유가 생겼고, 더 잘하는 것같다"고 했다. 후배들의 분발도 촉구했다. "한편으로는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이 못올라온다는 것이 여자탁구의 현실이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발전한다."
목표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했다. "뜬구름 잡듯이 메달 따겠다는 생각만으로는 힘들다. 분명한 목표를 두겠다. 선수들에게도 말했다. 중국 빼놓고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나머지 팀은 다 이겨야 한다.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코치와의 시너지를 통해 만리장성을 넘을 각오를 드러냈다. 중국어에 능통한 안 감독은 2015년 쑤저우세계선수권 당시 류궈량 중국대표팀 감독과 나란히 벤치를 보며 쉬신-양하은조의 혼합복식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다. "중국과는 1대100의 대결이다. 1대100이라 하더라도 지고 싶은 마음은 단 1도 없다. 그 1로써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다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