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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이 누나는요? 어떻게 된 거예요?"
13일 밤 강릉오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아시아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따낸 김민석(19·성남시청)은 기자회견 후 도핑검사를 받았다.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각, 도핑검사를 마치고 자신을 기다리던 손세원 성남시청 감독을 찾아온 김민석의 첫마디는 "민정이 누나는요?"이었다. 같은시각 쇼트트랙 500m에 출전한 최민정의 안타까운 실격 소식을 도핑검사 중 전해들은 모양이었다. 몇 시간 전 짜릿했던 동메달의 기쁨보다 대표팀과 소속팀 선배 최민정의 아픔을 진심어린 눈빛으로 걱정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왜요?" 재차 묻는 김민석에게 손 감독은 말했다. "아직 3경기나 남아 있잖아. 민정이는 틀림없이 더 잘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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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이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하던 바로 그 시각,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예기치 않은 최민정의 실격 소식이 날아들었다. 역사적인 1500m 동메달 현장에서 최민정의 소식을 전해들은 손 감독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쏟아지는 축하인사에 마음껏 웃을 수도 없었다. "마음이 묘하다. 민석이가 잘해줘서 정말 기쁜데, 민정이 때문에 정말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냉정한 승부사' 최민정은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손 감독 역시 "아직 민정이는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 오히려 부담감을 털어내고 남은 경기에서 틀림없이 더 잘해낼 것"이라며 강한 믿음을 표했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