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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짜요!", "짜요!"
경기는 이른 아침부터 펼쳐졌다. 팬들에게 '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경기장 수용 인원인 4500석을 꽉 채웠다. 최고가 좌석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비쌌지만, 팬들에게는 가격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직 한국과 경기를 보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모여들었다.
경기장은 온통 중국 물결이었다. 항저우e스포츠센터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강력한 "짜요!"가 울려퍼졌다. 중국 선수들이 교전에서 성공할 때마다 찢어질 듯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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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예선을 치르지 않고 8강 마카오전부터 출전했다. 전력 노출을 최소화했다. 또 중국은 주 경기장에서 실시하면서 적응을 마쳤다. 반면, 한국은 예선과 8강전을 PC방 수준의 '방구석' 보조 경기장에서 치렀다. e스포츠는 키보드, 마우스, 모니터를 가지고 하는 경기다. 디지털 기기의 감각을 익히는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자,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절대적인 변수다. 의자와 테이블의 높이나 익숙함조차 중요한 미세한 종목이다.
한국은 중국의 각종 텃세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룹A 경기에서 홍콩과 카자흐스탄을 연달아 물리치며 8강에 올랐다. 8강에선 사우디아라비아를 가볍게 눌렀다. 선수들에게는 사실상 '손을 푸는 시간'이었다.
'사실상 결승전' 4강에서도 한국은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1경기를 불과 29분 만에 끝냈다. 2경기 때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이겨냈다. 한국은 세트스코어 2대0 완승,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가 끝난 순간 현장에서 취재하던 중국 기자는 "FXXX" 분노의 영어 욕설을 토한 뒤 경기장을 떠났다.
경기 뒤 '쵸비' 정지훈은 "중국 홈이라서 당연히 그런 '짜요' 응원 소리를 피할 수는 없다. 그건 양 팀 모두 응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들린다. 경기 뒤에는 크게 소리 외치지 않아서 상관 없었다. 한국 팬들이 중국까지 와서 응원해주셔서 힘이 됐다. 남은 경기도 잘하겠다"고 말했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