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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기록을 이렇게나 단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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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중은 28일 서울대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림운동회에 참가한다. '서울림'은 '서울'과 '어울림'을 합친 조어다. 장애-비장애학생이 스포츠를 통해 어울리고 숲처럼 어우러지면서, 마음의 장벽을 허무는 '행복한 서울 청소년 체육'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서울림운동회는 서울특별시장애인체육회와 스포츠조선이 주최하고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후원한다. 특히 올해는 출전 학생뿐 아니라 친구, 학부모 등 학교 응원단(총 120명)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청운중은 서울림운동회에 2연속 출전이다. 농구(골밑슛 릴레이)와 스태킹 부문에 참가한다. 올해 처음 출전하는 3학년 (김)민성이는 "서울림운동회와 시험기간이 겹쳐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장애, 비장애 어울려서 운동회를 한다는 것이 굉장히 좋은 기회다. 또한, 졸업 전 1~3학년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고 했다. "서울림운동회를 준비하며 1, 2학년들과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 어른이 돼도 남을 추억인 것 같다"며 웃었다. 2학년 (신)동재는 2년 연속 출전하는 '베테랑'이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농구와 스태킹 두 종목에 도전한다. 처음 연습할 때와 비교해 지금 더 잘 하는 것 같다. 올해도 친구들과 즐겁게 참여하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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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취재단도 특별한 스토리로 가득하다. 각양각색의 이유로 함께하게 됐다. 1학년 (한)의람이는 "원래 사진 찍는걸 좋아하서 모집 포스터를 보고 지원했다. 그동안 풍경 사진을 주로 찍었는데, 친구들의 모습을 찍게 돼 재미있다. 새로운 경험"이라고 했다. 1학년 (김)율이와 (이)준우는 글 쓰는 걸 좋아해 함께하게 됐다. 2학년 (문)성범이는 장애-비장애 통합 사진 동아리 활동을 통해 '스카우트' 됐다. 지현승 특수교사는 "서울림운동회에는 10~12명의 학생이 참가할 수 있다. 이렇게 좋은 대회에 일부만 참가하는 것이 아쉬웠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자단을 모집했다. 교내 신문으로도 제작해서 더 널리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림운동회를 중심으로 기자단, 동아리 등이 둥글게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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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중의 '세계관 확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공 불문, 통합 교육에 관심 있는 청년 교사들이 지승현 특수교사를 중심으로 의기투합했다. 영어 담당인 김재성 교사는 스태킹을, 역사 담당인 김동현 교사는농구를 가르쳤다.
지현승 특수교사는 "학교 내 교원학습 공동체가 있다. 장애-비장애학생의 통합 교육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그 중에서 체육 활동을 잘 하고,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는 선생님 두 분이 함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선생님은 "수업에서 장애 학생들을 자주 보기 어렵다. 서울림운동회를 준비하며 함께 교감할 수 있어서 좋다. 훈련을 할수록 아이들의 열정과 의지가 커지는 것 같다. 실력도 확실히 변화는 있는 것 같다(웃음). 마인드의 변화가 더욱 중요하다. 서울림운동회는 '누가 잘하나' 실력을 뽐내기보다 함께 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림운동회는 직접 지도하지 않지만 옆에서 '제1 응원단장'을 자처하는 선생님도 있다. 강고은 3학년 학년부장 선생님은 "우리반 24명 중 장애 1명, 비장애 3명이 참가한다. 아이들이 더 힘을 낼 수 있도록 응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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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림 통합스포츠클럽을 통해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든 3학년 (김)관우가 (서)하윤이에게 드리블 폼을 꼼꼼히 알려주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관우의 응원에 하윤이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관우는 "농구는 훈련한 만큼 느는 종목이다. 하윤이가 계속 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 좋다. 나는 올해 처음 참가한다. 시작할 때는 걱정도 됐고, 부담도 있었지만 다같이 열심히 하는 과정이 좋다"며 서울림운동회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