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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배드민턴 남자복식이 파란의 '왕중왕'에 등극했다.
특히 서승재는 이번 대회 개막에 앞서 열린 BWF 어워즈에서 '올해의 남자선수'를 수상한 바 있어 2023년의 대미를 장식하게 됐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한해를 결산하는 일종의 '왕중왕전'으로 5개 종목별 상위랭커 8명(조)씩을 초청해 각 2개조로 나눈 뒤 각조 1, 2위가 4강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이날 결승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1게임(세트) 초반부터 주거니 받거니 11-11까지 맞섰다가 연속 실점으로 11-13으로 끌려갔다. 다시 15-15로 추격한 것도 잠시, 숨가쁜 접전은 17-17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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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게임은 짜릿한 듀스 승리. 한때 16-20으로 패배 위기에 몰렸던 서승재-강민혁은 적지의 홈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막판 투혼을 앞세워 듀스로 몰고가는데 성공했다. 이어 강민혁의 정교한 푸시 공격에 이은 당황한 상대의 범실은 항저우 체육관을 초상집으로 만들었다.
한편,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아쉽게 고배를 들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대0으로 완파했던 타이쯔잉(대만·세계 4위)을 4강에서 다시 만나는 대진운으로 2021년 이후 2년 만의 '왕중왕' 등극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안세영은 타이쯔잉과의 상대 전적에서 이번 대회까지 포함해 10승2패, 올 들어서만 7승1패로 압도적 우위였다.
하지만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을 달성할 때 얻은 부상(오른 무릎 인대 손상) 후유증에 발목을 잡혔다. 안세영은 타이쯔잉과의 준결승에서 1게임을 먼저 잡았지만 무릎이 불편한 까닭에 스매시와 좌-우, 전-후위를 오가는 움직임에서 위축된 모습이었다. 타이쯔잉은 이런 약점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안세영를 괴롭혔다. 결국 안세영은 2, 3게임 모두 대역전을 허용하면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안세영에 이어 혼합복식의 서승재-채유정(인천국제공항)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