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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위기의 대한테니스협회가 '최악의 시나리오'인 관리단체 지정을 유예 받았다. 대한체육회는 5월 31일 제31차 이사회를 열고 대한테니스협회 관리단체 지정을 1개월 유예하기로 의결했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대한테니스협회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 파행 운영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봤다. 관리단체 지정은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채권자 '미디어윌'이 46억1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채무를 전액 탕감해주겠다고 나서면서 반전을 맞이했다.
손영자 권한대행은 "미디어윌도 대한테니스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았다"라며 대승적인 양보의 배경을 밝혔다. 미디어윌은 남은 빚을 받지 않겠다고 공문으로 약속했다. 대한체육회는 공문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6월말까지 협회가 채권자로부터 잔여 채무를 전액 탕감한다는 이사회 결의와 채무 탕감 확약서에 대한 공증서를 받아 제출하는 조건으로 관리단체 지정 1개월 유예를 의결했다.
관리단체 지정 위기에 몰린 테니스인들은 뭉쳤다. 이사회 당일 대규모 반대 시위도 펼쳤다. 김두환 대한테니스협회 정상화 대책위원장의 지휘 아래 김문일 전 협회장, 17개 시도 임원, 여자연맹, 시니어연맹, 실업, 대학, 초중고연맹 임원, 국가대표 출신 지도자 100여명이 모여 '관리단체 반대한다' '백만 테니스인 분노한다' 등의 구호를 이사회장 앞에서 2시간 가까이 외쳤다.
급한 불은 껐다. 손영자 권한대행은 "바로 미디어윌과 통화를 했다. 바로 공증을 해주겠다고 한다"며 난국 돌파를 자신했다. 공증까지 성사되면 대한체육회도 대한테니스협회를 더 구속할 명분이 없다. 손영자 권한대행은 "어쨌든 기회를 다시 받았다.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이를 계기로 테니스인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