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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인 심판론X'심부름꾼 회장론'강태선 후보"체육인들,투표로 심판해야한다"[대한체육회장 후보 릴레이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4-12-30 08:00


'체육인 심판론X'심부름꾼 회장론'강태선 후보"체육인들,투표로 심판해야한…
강태선 BNY블랙야크 회장이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양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2.09/

'체육인 심판론X'심부름꾼 회장론'강태선 후보"체육인들,투표로 심판해야한…
강태선 BNY블랙야크 회장이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양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2.09/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제주 출신 자수성가한 기업가이자 산악인'인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BYN블랙야크 창업주)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24일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친 강 회장은 '기호 4번'을 받았다.

강 후보는 10월 말 전국체전 현장서 고심 끝에 출마를 결심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단독으로 만난 그는 "우리 선수, 지도자들이 파리올림픽을 잘하고 왔는데 박수를 못받았다. 체육인들이 존경받고 사랑받아야할 시점에 오히려 죄인이 됐다. 해단식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걸 보면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10월 전국체전 때 '서울시체육회장이 보고만 있으면 되냐'는 체육인들의 말이 가슴을 두드렸다"고 했다. 1993년 대한산악연맹 부회장으로 스포츠의 길에 들어선 '31년 체육인' 정체성은 확고했다. "지인들은 왜 가시밭길을 자청하냐며 반대했지만 평생을 바쳐온 '스포츠, 기업, 환경운동' 이 3가지는 어떤 희생이 따르더라도 책임 있게 끝까지 해내야 한다는 신념이 있다"고 했다.

6명의 후보 중 자신만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강 후보는 "유일한 경영인"이라는 점을 첫손 꼽았다. "스포츠는 경영"이라는 대명제를 제시했다. "기업은 소비자, 연예인은 팬이 키우듯 스포츠는 관중이 키우는 것"이라면서 자신이 1990년대 직접 국내에 도입한 '스포츠클라이밍'의 성장을 예로 들었다. "지난 9월 서울 강남서 열린 스포츠 클라이밍 월드컵엔 밤 10시까지 유료관중이 운집했다. 다르게, 새롭게 하면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다.


'체육인 심판론X'심부름꾼 회장론'강태선 후보"체육인들,투표로 심판해야한…
강태선 BNY블랙야크 회장이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양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2.09/

'체육인 심판론X'심부름꾼 회장론'강태선 후보"체육인들,투표로 심판해야한…
강태선 BNY블랙야크 회장이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양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2.09/
강 후보는 'Change Our Sports(우리의 스포츠를 바꾸자)'라는 슬로건하에 'SPORT'에 맞춰 5개의 주제, 10개의 공약을 내걸었다. ▶Supporter(체육인 지원 강화) ①경기인, 체육단체 처우개선 지원 ②지자체 교육청-체육회 협업사업 발굴 지원 체육행정 전문화 ▶Professional(체육행정 전문화) ③체육회 전문 행정역량 강화 ④재정 효율화 및 자생력확보 ▶Olymic(2036년 서울하계올림픽 유치) ⑤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통한 위상 강화 ⑥ 지자체별 스포츠도시 브랜딩을 통한 경제 활성화 국민, 정부, 체육단체 소통 강화 ▶Relationship(국민, 정부, 체육단체 소통 강화) ⑦국민이 신뢰하고 사랑받는 체육회 ⑧중앙 및 지방 정부 체육단체 경기인과의 소통 확대 ▶Training(선수와 지도자 역량 강화)⑨선수 지도자 코칭 선진화 ⑩스포츠인 역량 교육을 통한 생활 안정을 약속했다.


'체육인 심판론X'심부름꾼 회장론'강태선 후보"체육인들,투표로 심판해야한…
공약 발표하는 강태선 대한체육회장 후보<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체육인 심판론X'심부름꾼 회장론'강태선 후보"체육인들,투표로 심판해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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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이것만은 해내겠다'는 공약으론 크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관리형 회장'이 아닌 '서비스형 회장'이 되겠다"고 했다. "체육회는 서비스 조직이다. '스포츠 대통령'이란 게 말이 되나. 절대 권력이 돼선 안된다. 서비스하고 봉사해야할 자리가 권력이 되고 돈과 인사권을 갖고 군림하려 하니 부정, 독선, 말썽이 생기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봉사는 내가 좋아서 내 돈과 시간을 써가며 하는 것이다. 나는 딱 4년만, 8년같이 봉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고객인 체육인을 위해 정성을 다해 '서비스'하면 정부도 체육회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봉사하고 헌신하는데 누가 왜 미워하겠나. 체육단체가 존경과 신뢰를 받게 되면 독립과 자치는 절로 따라온다"고 했다. "둘째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기획에서 운영까지 투명하고 공정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업 전산 시스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독일, 베트남에도 회사가 있는데 다 서울 사무실서 결재한다. 프로그램만 정확해도 투명성, 공정성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육인 심판론X'심부름꾼 회장론'강태선 후보"체육인들,투표로 심판해야한…
공약 발표하는 강태선 대한체육회장 후보<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시체육회장인 강 후보의 가장 차별화된 공약은 '2036년 서울올림픽 유치'다. "나라가 어렵다. 경제가 바닥이고 국론이 분열된 시기에 국민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야말로 스포츠의 힘"이라고 했다."2036년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면 국가와 체육인의 위상이 올라가고 시설 확충을 통해 생활체육도 발전한다. 2032년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이 끝나니 큰 돈도 들지 않는다. 1988년 서울올림픽 후 국민소득 1만달러, 2002년 한일월드컵 후 2만달러, 2018년 평창올림픽 후 3만달러 시대를 열었듯 2036년 서울올림픽 후엔 국민소득 5만달러 시대를 열 수 있다"고 기대했다.

잇단 감사 정국, 바닥으로 떨어진 대한체육회 직원들을 위한 사기 진작책도 제시했다. "서울시체육회 직원들에게도 늘 말한다. 일에는 희망과 꿈이 있어야 한다. 직원들에게 자율권을 줘야 한다. 일은 결국 직원들이 하는 것이다. 회장이 다 하면 독선이다. 회장은 선장이다. 직원을 믿고 합심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방향만 잘 정해주면 된다"고 했다.

최근 스포츠계 기업 후원이 격감한 이유에 대해 강 후보는 "투자엔 이유와 명분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은 아무 의미 없는 후원을 하지 않는다. 윈-윈이 돼야 한다. 체육인이 후원을 받으면 기업이 투자한 가치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마케팅, 이벤트, 홍보를 통해 스스로 가치를 끌어올리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의 재정 자립과 관련 "학비는 받더라도 용돈은 스스로 벌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라고 했다. "서울시 조례도 바뀌었다. 경기장을 직접 관리하고 이익을 내면 수익이 된다. 후원사를 확보하고, 스포츠 팬이 돈 내고 찾아올 수 있는 이벤트를 고민해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이기흥 회장의 3연임 도전과 관련,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사리사욕이다. 대한체육회장은 8년이면 족하다. 체육회장은 봉사하는 자리인데 8년이면 충분히 봉사했다"고 봤다. 강 후보가 깜짝 출마를 선언했을 때 일부에선 '강 회장이 이 회장과 가까워 완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루머가 있었단 말에 그는 '허허' 웃었다. "나잇살 먹은 사람이 장난하겠나. 사적으로 친한 건 친한 거고 이건 공적인 일이다. 체육인으로서 오직 체육인만 보고 출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판세, 당선 가능성에 대해 강 후보는 "이기기 위해 나왔다. 이기기 위해 봉사하고, 봉사하기 위해 이긴다"고 자신했다.

6명의 후보가 난립한 상황, '반 이기흥' 후보들의 연대,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그는 "투표 전날까지도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기업가의 혜안으로 의미심장한 말도 했다. "단일화한다고 그 표가 그대로 '더하기' 되는 게 아니다. 표심이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했다. "결국 '어떻게'가 중요하다. '체육인이 필요로 하는 회장'이라면 같이 가면 된다. 그러나 '체육회를' 필요로 하는 사람끼리, 체육회를 이용해 '왕'이 되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회장이라면 달라질 게 없다. 체육회를 위해 무엇이 옳은 일인지 심사숙고해 가장 좋은 방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체육인 심판론X'심부름꾼 회장론'강태선 후보"체육인들,투표로 심판해야한…
강태선 BNY블랙야크 회장이 서울 서초구 블랙야크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양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2.09/
강 회장은 '체육인 심판론'을 역설했다. "체육인이 일어서야 한다.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 체육인들이 투표로 옳은 사람을 찍어야 한다. 이게 민주주의다. 이걸 못하면 우리 체육인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체육인 모두 사심을 버리고 체육회를 위해 행동할 때가 됐다"면서 "체육회에 문제가 있는데 가만히 보고 있는 건 공범이다. 체육회의 주인은 체육인이다. 체육인이 존경받고 사랑받고 체육인이 행복한 체육단체가 돼야 한다.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 체육을 살리겠다는 마음자세가 중요하다. 주인의식을 갖고 투표해달라. 이대로라면 4년 후 더 큰 혼란이 오고 더 정치화될 것이다. 걷잡을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진다"고 우려했다.

'호시우행(虎視牛行·호랑이의 눈빛으로 소처럼 우직하게 나아감)' '덕승재(德勝才·덕이 재능을 이긴다)'가 좌우명이라는 강 후보는 'BYN블랙야크' 집무실에 '다르게 싸우라(도전), 반드시 이긴다(믿음)'는 창업가의 정신을 새겨놓았다. "체육인이 독립성을 갖고, 선수는 운동에만 전념하고, 지도자는 대우받고, 종목, 시도 체육회는 박수받고, 생활이 스포츠, 스포츠가 생활이 되는 선진 스포츠 문화를 반드시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강태선 대한체육회장 후보 프로필

▶1949년생 ▶제주 태생 ▶제주 오현고-제주국제대 경영학과-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경영학 박사-제주대 경영학 명예박사 ▶주요 경력=서울특별시체육회장, BYN블랙야크 그룹 회장, 동진레저 회장, 블랙야크강태선 나눔재단 및 장학재단 이사장, 전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전 대한산악연맹 부회장, 전 대한체육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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